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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시간 내 7건 배달하면 보너스 6천원”…이게 가능해?
[연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라이더 과속 한계치 실험하는 건가요?”

쿠팡이츠가 시간 내에 일정 건수의 배달을 완료하면 보너스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하면서 배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통상 배달 한 건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목표치가 과도한데, 기사들을 교통사고 위험에 내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들을 대상으로 ‘미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배달기사 공급이 주문 수요보다 부족한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이 프로모션 대상인데, ‘2시간 7건 배달’ 미션이 대표적이다. 점심 미션 시간(오전 11시15분~오후 1시15분) 혹은 저녁 미션 시간(오후 6~8시)에 7건의 배달을 완료하면 6000원의 보수를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도 쿠팡이츠는 배달기사의 호출(콜) 수락률을 높이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일명 ‘피크타임 이벤트’로,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콜 배정이 가능한 상태(스마트폰 앱상 ‘온라인’)를 유지하고 1건 이상의 배달을 수행하면 일정 규모의 추가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역에 한해 보너스 금액을 기존 5000원에서 3000원으로 내리는 등 유인 효과를 낮췄다. 대신 점심·저녁 피크시간 내내 콜 배정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미션’ 형태의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이츠는 이달 들어 점심 미션 시간(오전 11시15분~오후 1시15분) 혹은 저녁 미션 시간(오후 6~8시)에 7건의 배달을 완료하면 6000원의 보수를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당장 배달업자들은 ‘2시간 7건 배달’이 현실적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치라고 지적한다.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가지 음식만 배달할 수 있게 해, 숙련된 이륜차 배달기사도 1시간에 4건 이상의 배달은 수행하기 어렵다.

심지어 해당 이벤트는 통상 배달 소요 시간이 짧은 이륜차는 제외하고 자동차와 자전거 기사만을 대상으로 한다. 자동차를 이용해 미션을 성공했다는 한 배달업 종사자는 “도로나 가게의 위치를 다 알고 있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잡을 때도 완전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피크시간대에 배달을 하겠다는 의지’만으로도 보상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미션을 완료하기 위해 과속하는 배달기사들이 많아지고, 사고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배달업 종사자는 “2시간 동안 7개면 건당 15분 수준인데, 이는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라이더들이나 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배달 7개 미션은 라이더들을 죽음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사에 전화해 프로모션 정책을 바꿔 달라고 단체로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도 나온다.

물론 프로모션은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걱정되면 참여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수수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하향조정하면서 배달업자 사이에서는 “프로모션을 챙겨받아야 기존 수준의 수익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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