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진박·탈박·쪽박’ 쓴맛 본 국민의힘...달라진 ‘친박’ 변화 주도
친박, 정권교체 위해 변화·혁신
개혁에 앞장...정적에 손 내밀기
전문가 “보수 참패가 변화 동력”

‘친박(친박근혜)’ 그룹이 달라지고 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그렇다. 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서는가 하면, 정적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한 ‘패거리 정치’로 국민들에 비난을 받던 때와는 ‘격세지감’이다. 정치 전문가는 “보수의 참패를 처절하게 맛본 장본인들”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해선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5선 중진이자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초선 궐기’를 주장한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서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도 선언했다. 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탄핵 정국 이후 4차례나 선거에서 참패한 끝에야 겨우 청년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런 기조를 이어가려면 과거 패거리 세력, 가령 친이(친이명박)·친박에 몸 담았던 사람들은 이제 물러날 때”라고 했다. 이어 “젊은 사람, 새로운 사람들이 당의 미래를 이끌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당의 세대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3일에는 “저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 힘깨나 쓴다는 분들부터 지금은 나서지 않아야 한다”며 다른 중진들의 불출마 용단을 압박키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 진박(진짜 친박)으로 꼽힌 김재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차라리 윤 전 총장이라도 안고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야권 대권주자가 된 윤 전 총장은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역할을 하고, 김 전 의원 등 친박 그룹도 강도 높게 수사했었다. 친박 핵심으로 지목되던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대통합을 기치로 걸고 한때 박 전 대통령과 맞붙은 국민의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 전 대통령과 대치했던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서도 가장 먼저 “함께 하자”고 말을 걸었다.

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과오 사과’를 하려고 할 때 “재판 이후 판결에는 승복해야 한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밖에 김도읍·추경호 의원 등은 계파 색을 벗어나 당의 대표적 법조·경제통으로 인정 받았다.

국민의힘에게 계파갈등은 고질병이었다. 특히 박 정부 당시 친박과 비박(비박근혜)의 관계는 여야 이상으로 골이 깊었다. 20대 총선에 앞서 나온 말이 진박과 진박 감별사였다. ‘원박(원조 친박)’, ‘강박(강성 친박)’, ‘신박(신 친박)’, ‘복박(돌아온 친박)’, ‘범박(범 친박)’ 같은 말도 등장했다. 반대편에서는 ‘탈박’, ‘비박’, ‘반박’ 등이 부각됐다. 갈등은 이른바 ‘옥쇄 파동’을 불러왔다. 총선 결과는 예상치 못한 참패였다. 여파가 워낙 강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됐다. 친박은 ‘쪽박’이란 조롱을 들었다. 이후에도 큰 선거에서 내리 4연패를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소위 지금까지 살아남은 친박들은 민심의 회초리를 뼈 아프게 맞고 돌아온 사람들”며 “과거의 암흑기를 몸소 겪은 만큼, 회귀를 막기 위한 개혁 목소리를 보다 강하게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율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