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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급 문제없다”는 정부...전문가는 “11월 면역장벽 어려울 것”
AZ·얀센 혈전 논란에 모더나 돌발변수
안전성 문제제기에도 뾰족한 수 없어
2분기 추가도입 271만여회분도 ‘감감’
정부 “일정 변동 없다”는 말만 되풀이
전문가 “백신 수급 여의치 않을 것”

국내에 들어오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각종 돌발 변수로 접종이 중단되거나 후순위로 밀리면서 국내 접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2분기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으로 버텨야하는 불안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백신 수급에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수급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11월 집단면역 계획은 사실상 어려울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AZ·화이자로만 근근이 버텨야 하나...2분기 271만2000회분 도입 ‘감감무소식’=1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얀센 백신 접종자 6명에게서 혈전증이 나타났다면서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CDC가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긴급회의를 소집해 얀센 백신의 안전성을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긴급사용 승인을 철회하거나 특정 인구 집단으로 승인 대상을 제한할 경우 국내 접종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에 들여오기로 계획된 얀센 백신은 600만명분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5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1억회분(5000만명분)을 공급하고 7월 말까지 추가로 1억회분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미국 외 지역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급망보다 약 1분기 정도 늦게 공급하는 것으로 일정이 구축돼 있는데 현재 백신 물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얀센 백신 접종 중단 등의 여파로 모더나 백신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급증할 경우 국가별 계약 순서대로 도미노식 공급 지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해 12월 모더나 백신 4000만회분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이 일정이 기약없는 약속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총 7900만명분이다. 이 중 상반기 공급이 확정된 물량은 904만4000명분(1808만8000회분)이다. 정부는 2분기 중 얀센 백신 6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4000만회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4000만회분)을 각각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얀센과 모더나 백신의 수급 상황이 불확실하고 노바백스 백신도 계획보다 절반인 1000만명분 물량만 확보된 상황이다.

정부는 2분기 중 271만2000회분을 추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 사실상 2분기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으로 버텨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백신 일정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 변경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얀센을 포함한 2분기 도입 예정 백신에 대해서도 “현재 각 백신 공급사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이며 확정되는 대로 신속히 공개하겠다”고만 말했다.

▶전문가 “11월 집단면역 물 건너 가, 대안 백신 마땅치 않아”=전문가들은 얀센 백신 접종 중단,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 여파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월까지 국민 70% 접종, 11월 집단면역 형성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량이 수요를 못 쫓아가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 등이 백신을 다른 나라에 양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미국의 얀센 백신 접종 중단 권고는 당연히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대체 백신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국내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진 백신을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희귀 혈전증 문제가 백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플랫폼의 문제일 수 있다면서 연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은 모두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플랫폼을 활용한 백신으로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닌 ‘플랫폼’의 문제일 수 있다”며 “전달체 자체가 희귀 혈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얀센 백신 접종 결과를 보면 그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후에 들어올 노바백스 백신도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자칫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처럼 혈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퇴출되는 백신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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