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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 격화되는 ‘택배대란’ 아파트...택배노조 “입주민, 대화 요청 거절”
전문가 “제3기관 중재 기능 필요”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단지가 내건 현수막의 모습. “배송기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저상차량 운행으로 안전을 지키고 시설물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지헌 기자

최근 ‘택배대란’이 일어난 서울 강동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배송방식을 두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입주민들의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8일 택배노조가 “택배를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에 대화를 통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입주자 대표회는 이에 대한 어떠한 회신도 아직 하지 않았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2일까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자 대표회는 택배노조의 대화요청 공문에 회신 응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이 아파트 단지는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고 지하 통행만 허용하고 있다. 조치 첫날부터 지하를 통과하지 못하는 높이의 차량을 운행하는 택배기사들이 이 아파트 단지 출입구 부근에 대량으로 배송 물품을 내려놓으면서 입주민들이 혼란을 겪는 ‘택배 대란’이 발생했다. 문제가 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택배 기사들이 지상에도 물건을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아파트의 입구까지만 배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이날 오후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에 보냈다. 당시 택배노조는 늦어도 ‘12일까지 만남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아,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렸다. 그러나 전날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는 택배 차량 높이를 낮춰 지하 통로를 이용하거나, 그것이 안 되면 손수레를 이용해 배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두 방식 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두 단체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갈등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택배노조와 대표회 모두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실상 합의 가능한 시일도 이날(13일)뿐이라 택배노조에 속한 롯데·우체국택배 이용 입주민들은 당장 내일부터 단지 입구 배송 서비스를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립적 기관의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들은 갈등 해결의 경험이나 이해가 부족할 수 있고 감정적으로 부딪치면서 문제가 악화될 수도 있다”며 “이럴 때에는 다년간 갈등 해결을 해온 전문 기관에게 역할을 맡길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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