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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더머니]美 SEC, 스팩에도 정상 IPO와 동일한 조사한다
“마구잡이로 시장에 데뷔”
잘못된 투자판단 유도 우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기업에 대해 일반 기업공개(IPO)와 동일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미국 금융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묻지마 투자 광풍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스팩 상장에 심각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존 코츠(John Coates) 이사는 최근 성명을 통해 “스팩 열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팩이 스타트업들을 어떻게 상장시키는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스팩 거래에 대해 IPO와 동일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츠 이사는 스팩 붐이 상장 준비가 안된 스타트업들을 마구잡이로 시장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스팩 상장사에 대해 일반 IPO와 달리 번거로운 조사를 받지도 않게하고,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스팩이 져야할 책임을 덜어주는 게 오히려 심각하게 잘못된 투자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팩은 투자자를 모집해 상장한 뒤,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할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발행주식을 공모한 후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때 스타트업들을 키우기 위해 장려하면서 스팩 붐이 크게 일었다. 특히 유명 투자자와 연예인, 스포츠인들까지 스팩을 결성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상장시키면서 자본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미국 SEC가 우려하는 것은 정보에 취약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다. 전기차 업체들을 포함해 스타트업들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하면서 몇 년 안에 수십억달러의 연매출을 달성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일반 IPO는 향후 수익 전망을 숫자로 명기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스팩은 위험 경고 문구가 포함돼 있으면 숫자를 밝혀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현혹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WSJ은 최근 스팩을 통해 상장한 회사를 보면 적어도 5개사 정도는 현재 수익이 없음에도 7년 이내에 연간 100억달러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WSJ의 리서치회사인 모닝스타의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알파벳의 구글은 8년 만에 이에 도달했다.

SEC는 지난달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유명인이 관여했다고 해서 해당 스팩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경고한 바 있다.

미 당국의 규제 강화 조짐에 대해 스팩 지지자와 투자가들은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막고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를 제한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스팩 상장사의 수익 전망 공개도 투자자들에게 사업 약속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옹호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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