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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은도 해외주식 투자로 대박 났다…외화자산 수익 역대 최대
2020년 13.5조 벌어
수익률 14.4% 신기록
역대최대 순이익 기여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480조원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굴리는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지난해 한은 설립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 자산 내 주식 구성비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운용을 맡기는 위탁자산을 확대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실(국민의힘)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2020년 외화자산 운용수익’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작년 외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주식 등을 굴려 달성한 수익이 13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14.4%(1조7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한은 역사상 가장 높은 실적이다.

한은의 외화자산 수익은 지난 2010~2013년엔 11~12조원대를 기록하다 2013년부턴 9조원대로 떨어졌고 2016년부턴 8조원대로 하락했다. 그러다 2019년엔 글로벌 증시 강세로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이 효자 노릇을 해주면서 운용 수익이 다시 11조원대로 올라섰다. 작년 3월 주가가 급락했을 때만 해도 이의 확대가 운용 성과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하반기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수익률 제고에 더 큰 기여를 했다.

한은은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됐던 작년 3월 보유채권 매각 등을 통해 국내외 외화자금 수요에 대응했고, 시장불안 지속 가능성을 대비해 고유동성 자산인 해외 국채 비중을 확대했다. 그러다 하반기 주가가 반등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코로나19 이전 세웠던 외화자산 운용 계획을 정상화했다.

한은은 외화자산 중 투자자산의 비중을 2019년 95.4%에서 지난해 94.9%로 낮췄다. 대신 투자자산 중 위험자산인 주식(8.7%→8.9%)과 회사채(13.4%→13.6%) 비중을 늘렸다. 2010년만 해도 주식 비중은 3.8%였는데 10년새 두 배 이상 늘었다.

한은이 직접 운용하지 않고 위탁하는 자산 비중도 같은 기간 전체의 20.8%에서 21.0%로 증가했다. 한은은 현재 KIC 뿐 아니라 지난 2018년부터 국내 5개 증권사를 통해서도 107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운용하고 있다. 2012년부턴 3개 자산운용사에 4억4000만달러의 중국 주식을 위탁 운용하고 있으며, 2019년엔 2개 운용사에 6억달러치의 선진국(미국 등) 주식 운용을 맡긴 상태다.

외화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환보유액(작년말 환율 기준)으로 운용 수익률을 따져보면 지난해 2.8%로 전년대비 0.3%포인트 증가, 8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나 KIC 등 다른 공적 기관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외환보유액이 우리나라의 최종적인 대외지급준비자산이란 점을 감안, 수익성보단 안정성을 우위에 둔 운용 원칙을 따른 결과다.

이 때문에 다른 기관들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던 2018년에도 플러스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단 평가를 받는다. 한은은 작년에도 안전자산인 국채 비중을 상품별 최고 수준인 44.6%로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해 외화자산 호실적을 바탕으로 7조원대의 역대 최고 순이익을 거뒀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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