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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성장·경제 회복 잠식 가능성…법인세 인상 찬반 논쟁
골드만삭스 “법인세 인상, 기업 수익 증가 저해”
기업 투자·고용 감소…재계,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
증세 통한 경제 성장 지원→기업 성장-일자리 창출 증대 주장도
미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는 뉴욕 맨해튼의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28% 법인세율 인상을 제안한 가운데, 미 재계는 법인세 인상이 인프라 투자의 본래 목표인 경제 재건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법인세 인상 계획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업의 조세 회피 관행을 바로잡고 정당한 과세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경제 재건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이든 정부가 밝힌 법인세 인상의 목적이지만, 오히려 법인세 강화가 기업 성장과 더불어 경제 회복의 발목까지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8일(현지시간)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 실적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법인세 인상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골드만삭스는 현행 세법 적용시 2022년 기업의 수익이 12% 가량 증가할것으로 기대되지만, 법인세가 인상되면 수익 증가율이 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28%의 법인세 인상보다 3%포인트 낮은 25% 인상을 가정했을 때의 결과다.

전날 미 재무부는 증세안 세부내용을 공개, 현행 21% 수준의 법인세를 28%로 상향 조정하고 연 수익 20억달러 이상 기업에 대한 15%의 최저세율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이 같은 바이든 정부의 제안이 모두 현실화한다면 내년도 기업의 기대 수익 증가율이 2% 안팎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稅) 폭탄’을 눈 앞에둔 미 재계의 반발도 거세다.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경제 성장을 위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을 것이란 주장이다.

닐 브래들리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세부 증세안 발표 이후 “법인세 인상 제안은 미국 기업에게 피해를 줄뿐만 아니라 미국의 일자리마저 빼앗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세계 경제 강국들과 경쟁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도 최근 성명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협”이라면서 법인세 인상과 글로벌 법인세 하한선 설정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법인세 인상을 통해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곧 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존 짐머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이익을 국가와 경제에 다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율 증가가 단기적으로 기업의 투자 감소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란 최근 연구결과도 있다.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의 상당수가 비용처리 극대화를 위해 법인세 인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와튼스쿨 연구팀은 “현행 감가상각 제도 하에 기업 투자에 대한 실효세율은 표면적인 세율과 관계없이 낮은 편”이라면서 “법인세율이 인상하면 단기적으로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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