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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갈증+정서공감+K팝스타’ K뮤지컬, 日무대서 뜨는 이유 셋
배우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지난 2월 일본 아사쿠사 큐게키 극장에선 한국 시인 백석의 시를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막을 올렸다. 약 한 달간 이어진 공연에선 일본의 대표 배우들이 백석과 그의 연인 자야를 연기했다. 일본 제작사 아틀라스 관계자는 “백석의 시와 음악의 애절한 아름다움이 일본 관객들에게도 전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시장이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무대가 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두 배에 해당하는 연간 8000억원(일본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조사위원회 위탁 보고서) 규모인 데다, K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일본은 오랜 시간동안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함께 뮤지컬의 3대 시장의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우리의 창작 뮤지컬이 일본으로 수출하면서 한국이 아시아의 주도 국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은 그간 일본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써왔다. 간판 한류 스타들이 앞장선 뮤지컬들이 일본 공연을 통해 현지 관객을 사로잡았고, 일본 관객을 한국으로 끌어들였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에 첫발을 디딘 김준수는 K뮤지컬을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알린 주역이다. 이후 K뮤지컬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현지 공연을 넘어 라이선스 수출도 활발해졌다.

전문가들은 K뮤지컬의 가능성이 확인된 지금이 ‘일본 진출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뮤지컬 시장이 가지는 특성들은 한국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뮤지컬계의 공연 방식은 두 가지다. 이는 현지 제작사들의 신규 콘텐츠를 향한 갈증으로 이어졌다. 제작사 신스웨이브의 제작총괄 당시 ‘인터뷰’, ‘어쩌면 해피엔딩’, ‘카페인’ 등의 일본 진출을 성사했고, 뮤지컬 ‘블루레인’으로 일본 공연 제작사 아틀라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최수명 씨워너원 대표는 “일본 공연 시장은 극단 사계, 토호 등에서의 장기간 오픈런 공연과 대다수 제작사에서의 2주~한 달에 걸친 짧은 공연 형태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현지 제작사들은 일 년간 10여편의 공연을 기획, 자체 콘텐츠만으로는 제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대표는 “자신들이 가진 콘텐츠만으로는 몇 작품 올리기 어렵다 보니 늘 새로운 작품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 많은 작품을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K뮤지컬의 ‘틈새’ 공략이 가능한 지점이다.

또한 해외 작품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것도 일본 관객의 특성이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일본 시장은 창작 콘텐츠보다 서양 뮤지컬의 일본어 버전, 다양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입장에선 진출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현지에선 정서적 공감대 형성이 용이한 K뮤지컬의 인기가 높다. 이유리 이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뮤지컬은 탄탄하고 극적인 이야기 구조와 강렬함이 매력적인 요소와 강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K팝과 K드라마 등의 전 세계적 인기도 한국 뮤지컬이 가진 힘이다. 신스웨이브는 K팝 스타들이 출연한 작품들로 일본 현지에서 사랑받았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해엔 슈퍼주니어 려욱 펜타곤 후이, 엔플라잉 유승현 유회승이 출연한 뮤지컬 ‘광염소나타’를 일본을 비롯한 미국, 동남아까지 유료 온라인 공연을 시도해 새 활로를 개척했다. EMK뮤지컬컴퍼니도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를, CJ ENM은 슈퍼주니어 규현이 출연한 ‘베르테르’를 일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유료 상영해 성과를 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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