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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대행 부릉 무슨일이…” 식당 사장님 ‘아우성’
메쉬코리아 오토바이 이미지 [메쉬코리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급성장하는 배달 시장 내 배달대행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사로 갈아타려는 일부 지점의 업무 중단이 고스란히 자영업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배달대행사에 배달 업무를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시스템 ‘부릉’을 공급하는 메쉬코리아의 서울 대치점 소속 일부 배달기사들이 지난 2일 돌연 업무를 중단해, 해당 지점과 계약을 맺은 일부 가맹점(식당)이 배달에 차질을 빚었다. 해당 지점에는 20여명의 배달기사가 소속돼 있는데, 지점장 및 일부 배달기사들이 메쉬코리아 대신 경쟁 배달대행사와 새로 계약을 맺으려던 과정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달 중순에도 메쉬코리아는 서울 내 또 다른 지점인 신림동 난곡지점 기사들이 비슷한 이유로 업무를 중단한 탓에 해당 지역 자영업자들의 불편을 야기한 바 있다. 당시는 지점 소속 배달기사의 대부분이 업무를 중단해, 본사에서 또 다른 지점장과 인력을 파견하기 전까지 반나절 동안 배달이 완전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매출이 급감할 위기에 처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당장 경쟁 배달대행사와 새로 계약을 맺으려 했다. 하지만 경쟁사 역시 해당 지역의 주문을 수행할 수 있는 배달 인력이 부족해 이들을 모두 고객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배달대행사로 불리는 인성데이타(생각대로), 바로고, 메쉬코리아(부릉)는 실제로는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다. 소비자의 음식 주문을 받는 플랫폼과는 분리돼 있어 ‘분리형 배달앱’이라고도 불린다. 이륜차 배달시장은 크게 이들 분리형 배달앱과 분리형 배달앱을 이용하는 지역 대행사로 나눌 수 있는데, 주도권은 어떤 소프트웨어를 쓸지 고를 수 있는 지역 대행사가 쥐고 있다. 식당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지역 대행사가 주도한다. 배달 기사를 거느린 지역 대행사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면, 대행사가 이들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배달대행업계 거래 구조 [서울시]

메쉬코리아는 이같은 기존 관행을 깨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는 지역 대행사가 기사를 거느리고 식당과의 계약을 주도해 왔다면, 메쉬코리아는 식당과의 계약 주체로 직접 나섰다. 매출을 인식하는 방법도 다르다. 경쟁사처럼 지역 대행사로부터 소프트웨어 이용 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본사가 먼저 매출을 인식한 뒤 지역 대행사와 기사에게 배달비를 지급한다. 그 덕에 이륜차 배달 시장을 주도권을 쥐고,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메쉬코리아 측은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지점장의 잇따른 이탈 시도와 그에 따른 수습 과정을 바라본 업계 관계자들은 “본질적으로 지역 대행사가 ‘갑(甲)’인 구조를 바꾸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식당과의 계약 주체로 메쉬코리아가 올라선 것은 맞지만, 실제로 해당 식당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은 여전히 본사가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지역 대행사가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 대행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경쟁사로 옮길 경우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책임 등 부담을 져야 하지만, 이는 경쟁사 역시 마찬가지다.

배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배달대행업체와 달리 시장 장악력을 갖췄다고 얘기하려면, 인력 공백이 발생한 지역이 있을 때 본사에서든 인근 지역에서든 라이더를 바로 끌어와 투입할 권한이나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회사 측은 최근 서비스 공백과 관련해 “일부 인력이 업무를 중단해 기사가 원활히 배정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아예 시스템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근 지점에서 배달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증 기준을 제시하는 등 중앙 관제 센터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예 문제 지역의 공백을 메꾸라는 업무 지시를 내릴 권한은 없다. 현재 대치점, 난곡점 모두 새 지점장을 선임하거나 협상을 진행하는 등 갈등은 일단락된 상태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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