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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3개월 뭉개다 ‘조두순 영상’ 뒤늦게 삭제
조두순 출소 당시, 유튜브에 '조두순 집 앞'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안산시가 요청한 ‘조두순 거주지 관련 영상’을 3달여 만에 삭제했다. 하지만 40건 영상 중 2건은 삭제되지 않아, 안산시 측은 영상 삭제를 재요청할지 내부 논의 중이다.

5일 경기도 안산시에 따르면 구글이 안산시가 삭제를 요청한 유튜브 영상 40건 가운데 2건을 제외하고 최근 삭제를 완료했다. 구글에 요청한 지 3달가량 지난 뒤에 이뤄진 조치다. 안산시는 미삭제 된 2건 영상에 대해 추가 삭제 요청 등을 포함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는 지난 12월 15일 구글 측에 아동 성범죄자인 조두순 거주지와 관련된 영상을 삭제하고 실시간 방송 송출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시는 유튜브 한국법인에 보낸 공문에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벌어지는 일부 유튜버의 무분별한 방송으로 사생활 침해 등 심각한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삭제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조두순 출소에 따른 사회적 관심이 폭발하면서, 유튜버들이 안산시에 몰려 무분별한 방송을 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무분별한 주민 접촉, 고성방가, 건물침입, 폭력 행사, 경찰 업무 방해 등 주민 피해를 안겼다. 조두순 출소(12월 13일) 하루가 지난 14일 기준 거주지 주변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난동을 부려 입건된 사람은 8명, 접수된 민원만 98건에 달했다.

조두순 거주지와 관련한 영상이 유튜브 내 업로드된 모습. 조두순 집 인근 주민의 초상권이 썸네일부터 그대로 노출돼 있다. [유튜브 캡처]

특히 영상 촬영 과정에서 주민의 초상권 침해 등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해당 영상들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 무분별한 재확산으로 주민 피해가 우려됐다.

하지만 구글코리아 측은 공문을 통해 “문제가 된 영상 URL 링크들과 개인정보 침해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포함한 내용을 제출해줘야만 해당 영상 삭제 검토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했다.

안산시는 구글 답변을 바탕으로 40건의 영상을 추려 1월 17일 삭제를 요청했다. 유튜브에서 ‘조두순’을 키워드로 전수조사해(12월10~14일)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영상 40건을 추렸다. 욕설이나 폭력적 행위가 담겼거나, 지역이 특정되고 인근 거주 주민과 경찰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돼 초상권 침해우려가 있는 영상들이다.

안산 시가 구글 측에 요청한 지 3달만에 대부분 영상이 삭제되면서 ‘2차 피해’는 예방할 수 있게 됐지만 ‘늑장 대응’이란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영상이 일파만파 퍼진 뒤인데다, 당시 안산시민은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물 탓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이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유튜브 측이 삭제 이유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자체 가이드라인에 입각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튜브는 개인정보 침해, 안전 위협이 있을 경우 영상을 삭제한다. 또 자체 심의규정인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상의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로 판단해 조치할 수도 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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