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핫 치킨’ 시켜놓고 맵다고 별점 1개 주신 손님…배달 못하게 ‘차단’ 시킬 수는 없나요?”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별점을 낮게 주는 고객의 주문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배달 리뷰 평점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리뷰 평점이 매출과 직결되다 보니 각종 고육지책이 쏟아져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방적인 주문 취소는 과도한 대응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리뷰 테러 상습범’을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는 문의글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음식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아닌, 개인적인 ‘화풀이’를 하거나 상습적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을 피하기 위해서다.

사장님들을 괴롭히는 배달앱 악성 리뷰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매운 맛인 ‘핫 크리스피 치킨’을 시켜놓고 “핫 크리스피 치킨의 ‘핫’이 뜨겁단 의미인줄 알았지 매운건 줄 몰랐다. 실망했다”며 별점을 1개 주는 사례도 있다.

자신이 주문을 실수해놓고 가게를 탓하는 유형도 있다. 한 주문자는 “짜장 1개와 짬뽕 1개를 주문하려 했는데 짜장 2개를 잘못 클릭했다”면서 “짜장 2개를 시키는 경우 많지 않은데 사장님의 센스가 부족하다”라는 황당 리뷰를 남겼다.

한 주문자가 남긴 배달 리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사장님들이 자체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기존 리뷰글에서 작성자 아이디를 누르면 해당 작성자가 그동안 쓴 리뷰를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작성자의 주소나 닉네임 등 특징을 기억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을 취소시키는 방식이다.

한 자영업자는 “예전에 리뷰를 낮게 준 고객이 또 주문을 했다”며 “해당 고객이 그동안 작성한 리뷰를 보니 모두 3점만 줬더라. 또 3점을 남길 것 같아 아예 주문을 취소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역시 “상습적으로 낮은 별점을 주는 고객 주문이 들어와 취소했는데 계속 주문을 하고 있다”며 “2만원(주문금액)을 안 벌더라도 차라리 이런 고객은 거르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특정 주소를 아예 배달 지역에서 삭제 시키기도 한다. 같은 건물에 사는 다른 손님도 주문이 불가능해지지만, 낮은 평점으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 이를 감수한다. 다만 이는 일부 배달앱에서만 가능한 조치다.

반면, 일방적으로 고객의 주문을 취소하는 것은 지나친 과한 대응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고객은 왜 취소가 됐는지도 모르고 계속 주문을 넣는 것”이라며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문이 취소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서비스나 음식이 정말 엉망인 경우에도 별점 5개를 줘야하나”며 “솔직한 리뷰를 막으려고 주문 자체를 취소 시키는 것은, 리뷰를 참고해 주문하는 다른 소비자에게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