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 A씨는 2년 약정이 끝나는 내달,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요금제를 바꿀 계획이다. 5G 상용화 초기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5G폰을 선택해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비싼 요금제에 비해 2년 내내 품질은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A씨는 “LTE로 전환되기 일쑤라 2년 중 제대로 5G를 쓴 것은 10분의1도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약정이 끝나면 다시 LTE 요금제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는 5G 손해배상 집단 소송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오는 4월 3일 5G 상용화 2년이 되면서, 초기 5G 요금제에 가입한 약 27만명 소비자들의 요금제 약정 만료도 다가왔다. 5G의 품질 논란이 2년 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약정이 만료된 소비자들이 대거 LTE로 돌아가는 ‘탈출 대란’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G 상용화 첫 달인 지난 2019년 4월 5G 가입자는 27만1686명이다. 대부분이 2년 약정으로 5G요금제에 가입했다고 가정할 경우, 20만명 이상의 요금제 약정이 내달 만료된다. 5G와 LTE 요금제 중 하나를 다시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업계 안팎에선 소비자들의 5G 품질 불만이 극에 달한 만큼, 상당수 소비자들이 LTE 요금제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약정 만료 전에도, 이미 5G에서 LTE로 요금제를 갈아타는 이용자들은 움직임이 적지않은 상태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부터 2020년 10월경까지 5G서비스를 사용하다 LTE로 돌아간 가입자 수는 56만 2656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5G 자급제 폰은 LTE 요금제로 가입이 가능해져, LTE로 갈아탄 이용자들은 현재 이보다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8월 자급제로 구매한 5G폰은 첫 개통부터 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올 초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1의 자급제 비중이 20%로 전작(10% 안팎)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합]

나아가 통신사향 5G폰에서도 LTE 요금제 선택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통신사 5G폰은 반드시 5G 요금제로 최초 개통해야한다. 공시지원금을 받고, 개통 6개월 이전에 요금제를 변경할 경우 지원금 차액을 반납해야 한다. 6개월 이후 요금제를 변경하더라도 일정 가격 미만의 LTE 요금제를 바꿀 경우에도 위약금이 발생한다.

5G 개통시 공시지원금이 아닌 25% 선택약정을 이용했다면, 별도의 위약금은 없지만 유심칩을 변경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개통 후 6개월 이후인 요금제 변경 가능 기한 기준을 이보다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일부 5G 이용자들은 낮은 품질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도 예고했다. 이들은 5G 상용화 2주년 하루 전인 오는 2일, 통신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품질 불량을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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