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김어준이 TBS 뉴스공장 진행을 해도 좋지만, 교통정보를 제공하라”고 언급하며 여야가 김어준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오 후보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세훈이 당선되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못 듣게 되나'라는 기자 질문에 “TBS 설립 목적이 있다. 교통·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라며 “내 재임 시절에는 ‘뉴스공장’ 같은 시사프로그램이 없었다.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든 것이다. 이제 TBS를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씨에 대해 시사 내용을 방송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TBS에서 시사 프로그램 운영을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TBS는 현재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로 독립 법인화했지만,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당선될 경우,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간 여권에서는 김 씨가 진행 중인 ‘뉴스공장’이 여권에 유리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방송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오 후보 역시 최근 “서울시의 예산을 받는 TBS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다”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여권은 일제히 김 씨 옹호에 나섰다. 특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벌써부터 시장 행세를 하느냐”며 반박했다. 황방열 박 후보 캠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 후보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TBS교통방송에 대한 예산 지원까지 중단하겠다고 겁박하고 있다”라며 “해당 방송사는 법적으로 독립이 보장돼 있어 시장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무슨 근거로 위협을 가하는지 참으로 오만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라며 “벌써부터 시장이 된 것처럼 행세하는 그 오만함을 우리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후보 역시 ‘뉴스공장’에 직접 출연해 “TBS 방송 지원 중단 문제는 시장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오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뉴스공장’을 둘러싼 설전은 서울시장 후보를 넘어 여야 전체로 확전하는 분위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SNS를 통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없어질 수 있다. 김어준을 지키자”라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반면,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라디오 진행자를 지켜달라는 국회의원의 호소는 처음 봤다”라며 “놀랍게도 문재인 대통령 지켜달라는 호소는 거의 안 하고 있다. 누가 권력의 핵심이냐”고 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