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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 배달 2시간? 속터져 그냥 내가 갈란다!”…‘포장의민족’ 급증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저녁 6시 30분,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한 A씨. 도착 예상 시간이 2시간이 뜨는 것을 보고 배달을 취소했다. 대신 A씨는 ‘포장 주문’을 눌렀다. 2시간 기다려 다 식은 치킨을 받느니, 직접 걸어가 포장해오는 게 낫겠다 싶어서다. A씨는 “지난 번에는 떡볶이 국물이 다 새서 온 적도 있다”며 “배달비까지 주고 한참 기다리느니, 제가 가는 게 속 편하다”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주문 중개 앱을 통해 ‘포장’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배달비, 90분이 훌쩍 넘기기 일쑤인 배달 시간, 기본이 안 된 ‘대충대충 배달’ 등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자영업자들도 반긴다. 배달비 부담이 없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24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포장주문 건수가 같은 해 6월 대비 230%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지만, 포장 주문은 크게 늘었다. 앱에서 발생하는 배달 주문 증가세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수치다. 배달의민족 앱에 등록된 포장·방문 가능 업소도 13만 곳에 이른다(지난해 11월 기준).

배달의민족 앱에서 포장·방문 탭을 누르면, 위치를 기반으로 포장주문이 가능한 음식점을 표시하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캡처]

자영업자들은 포장 주문 증가를 반기는 모습이다. 배달보다 포장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주들은 통상 배달앱에 광고료, 중개료, 결제수수료 등을 지급한다. 배달대행업체에게 지불하는 3500원 상당의 배달비는 별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달비 부담을 덜 수 있는 포장 주문이 ‘남는 장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장 주문 시 1000원에서 음식값의 5~10% 정도 할인을 적용하는 가게도 많다.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커피같은 음료는 2만원 이상 주문이 들어오기 힘들어 배달을 해도 남는 게 거의 없다”며 “만원짜리 주문이라도 배달비 부담이 없는 포장 주문이 더 반갑다”고 말했다.

업계도 포장 주문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포장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 기간을, 지난해 12월에서 오는 6월까지로 연장했다. ‘포장·방문’ 탭을 앱 화면 상단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2015년부터 포장 주문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오는 31일까지 포장 주문에 최대 2만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총 4회까지 가능하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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