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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센조→조선구마사” 일파만파 ‘중국풍’ 논란의 뒤에는…
현재 TV에서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왼쪽부터)와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중국 제품을 등장시켰거나 역사를 왜곡했다고 느낄 만한 장면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SBS ‘조선구마사’· tvN ‘빈센조’ 방송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송중기에게 ‘중국비빔밥’ 먹인 빈센조… 한복 입고 중국 월병 접대시킨 조선구마사… 두 드라마 모두 같은 광고업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과 중국풍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 드라마의 총괄마케팅을 맡은 광고대행사가 앞서 ‘중국비빔밥’으로 논란을 빚었던 tvN 드라마 ‘빈센조’의 광고도 대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의 뭇매를 맞고 있다.

‘조선구마사’의 경우 제작진이 “특별한 의도가 없었다”며 간접광고(PPL)와 선을 그었지만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광고대행사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구마사’와 ‘빈센조’의 총괄마케팅을 맡은 곳은 종합 광고대행업체 F사로, 동일하다. 이 회사는 광고계약을 한 다수의 드라마를 자사 블로그를 통해 광고주에게 홍보하고 있는데, 광고 협찬이나 PPL 영업 등을 대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구마사’와 ‘빈센조’는 모두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로, 중국 제품을 등장시켰거나(빈센조) 역사를 왜곡했다고 느낄 만한 장면을 연출해(조선구마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종합 광고대행업체 F사 블로그 게시글 갈무리]

[종합 광고대행업체 F사 블로그 게시글 갈무리]

전날 첫 회를 방송한 ‘조선구마사’의 경우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가톨릭 신부 요한과 통역사 마르코를 접대하는 장면이 나왔다. 문제는 이 장면에서 중국 전통음식인 월병과 피단(달걀이나 오리알을 삭힌 음식), 중국식 만두 등이 술상에 올랐다는 점이다. 장소는 조선의 기생집이었고 실제 한복을 입은 조선 기생들이 대기했는데, 이와 어울리지 않는 중국음식이 등장한 것이다. 결국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가 쏟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글이 게재됐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갈무리]

‘빈센조’의 경우 지난 14일 방송된 8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송중기가 즉석비빔밥을 먹는 장면을 내보내 빈축을 샀다. 한국식 비빔밥이었는데, 제품 표면에는 중국어가 적혀 있었고 중국 기업 즈하이궈의 제품이었다. 특히 해당 제품에는 중국어로 ‘한국식 파오차이(중국식 절임채소)’라고 표기돼 있었는데 이를 두고 ‘김치의 원조가 파오차이’라는 중국 입장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연이은 논란에 누리꾼은 콘텐츠를 통한 ‘동북공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콘텐츠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두 드라마의 광고대행사가 공교롭게 같은 곳으로 나타나 표적이 된 상황이다. F사가 두 드라마의 마케팅총괄을 맡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빈센조’의 비빔밥 PPL이나 월병 접대 장면 연출에 적극 관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 월병 접대 장면은 제작진이 직접 “명나라를 통해 막 조선으로 건너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더해 소품을 준비했다”며 PPL 의혹에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누리꾼은 F사의 과거 행적까지 들춰내며 의심을 키우고 있다. 앞서 F사는 중국 기업의 콘텐츠를 배급하는 한 국내 기업과 업무협약을 하며 관련 소식을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했는데, 이때 회사 대표가 “한·중 양국의 콘텐츠를 잘 연결해 세상에 알려야 하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양국의 문화 콘텐츠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등의 언급을 했다. 누리꾼은 이 회사의 홈페이지 주소 등을 공유하며 항의하자는 제안을 남기고 있다.

누리꾼은 논란의 드라마를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에까지 항의글을 남기고 있다. [문경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최근 게재된 게시글 댓글 갈무리]

한편 누리꾼은 논란의 드라마를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에까지 항의글을 남기고 있다. ‘조선구마사’ 제작진에게 관내 영상테마파크를 사용토록 한 나주시나 제작 지원에 이름을 올린 문경시가 대표적이다. 누리꾼은 해당 시의 온라인 청원이나 국민신문고 사이트,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공유하며 글을 남기고 있다.

문경시 홈페이지에 온라인 청원을 남긴 한 누리꾼은 “벌써 ‘조선구마사’ 자료가 캡처돼 동북공정 자료로 쓰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제작 지원을 하셨나. 한국 역사의 실존했던 인물들을 비하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드라마를 만드는데, 어떻게 장소를 지원할 수 있나”라고 적었다.

제작 지원이나 협찬에 참여했던 기업들 역시 광고를 철회하는 양상이다.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와 에이스침대는 광고를 철회했고, 이 밖에 LG생활건강도 제작 지원 및 광고를 중단하거나 재검토할 방침을 알렸다. 반올림피자샵은 광고가 해당 시간대에 편성돼 제작 지원 논란에 휘말렸는데 이날 “해당 드라마에 제작 지원을 하지 않았다. 해당 드라마 시간대에 광고가 편성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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