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두문불출…“집에서 TV 가요 프로그램만 봐”

보호관찰관 1명은 상시 배치…경찰 5·9명 배치

주민들 “조두순 본 적 없어…왔다는 것도 잊어”

[르포] ‘출소 100일’ 조두순…“가요 프로그램 보며 집에만 있어” [촉!]
최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조두순 집 앞. 밤이 되자 집 앞 거리에 녹색 점등불이 켜졌다. 바로 우측에 경찰관들이 조두순 집 주변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특별치안센터가 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안산)=김지헌 기자] “조두순은 주로 집에만 있어요.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TV만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것저것 보지만 그중에서도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압니다.”

인근 주민 “요즘은 조두순 얘기도 별로 안 한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69)의 행적을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18일 오전 “그가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TV 가요 프로그램 위주로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갇혀 있는 데서 오는 답답함을 트로트나 젊은 층이 나오는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서 달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는 22일이면 출소 100일을 맞는 조두순이 외부로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한 차례뿐이다. 이후에는 두문불출하고 있다. 조두순은 안산보호관찰소(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 전담 보호관찰관이 가까운 거리에서 상주하며 불시 면담을 통해 생활 파악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은 밖에 나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며 “보호관찰소 직원을 제외하고 경찰 역시 전혀 만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두순 집 근처에 머무는 경찰관들은 일제히 “조두순 집 근처에 있지만 한 번도 조두순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조두순이 사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동네 주민 역시 그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일대 편의점·상점 주인들은 모두 조두순과 부인의 모습을 역시 모른다고 했다. 인근 주민인 70대 윤모 씨는 “조두순을 아직 본 적 없다. 처음에 이곳에 이사 왔을 때나 말이 많았지, 요즘은 조두순 얘기도 별로 안 한다”며 불과 3개월 전과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르포] ‘출소 100일’ 조두순…“가요 프로그램 보며 집에만 있어” [촉!]
최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조두순 집 앞. 지난해 12월과 달리 경기남부경찰청 기동대원들이 집 앞을 지키고 있지는 않다. 기동대원들은 집 인근을 순찰하고 있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조두순 사는 빌라 앞 경찰 기동대원들도 사라져

지난해 12월처럼 조두순 집 근처 경찰 인력은 여전히 배치된 상태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조두순 집 근처에는 보호관찰소·시청 직원을 제외하고 주간에 9명, 야간에 5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돼 있다. 이전에는 이보다 많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최근 배치인력을 줄였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인력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최근 기자가 찾은 조두순 집 근처 1평 남짓한 ‘특별치안센터’에는 경찰관 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인근 파출소 경찰관과 안산단원서 경찰관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야간에는 안산단원경찰서 소속 기동순찰대 인력이 상주하고 있었다. 센터 맞은편 ‘시민안전지킴이’라고 적힌 초소에는 안산시 청원경찰관 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기동대원들 역시 2명씩 짝을 지어 조두순의 거처 주변을 돌고 있었다.

지난해 12월과 달리 조두순이 사는 빌라 문 앞 기동대원들의 경비는 없었으며, 다만 외부인이 문을 들어가려고 하면 특별치안센터 경찰이 제지하고 용무를 묻는다. 지난 2월 중순에 흉기를 들고 조두순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려던 20대 남성이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된 것을 제외하고는,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두순 집 근처에 ‘치안 불안’ 민원 제기가 지속되자 안산시청은 인근 보도에 녹색 점등불을 설치했다. 이날 밤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20대 이모 씨는 “야광등 덕에 전보다 밤길이 밝아져 산책하기에 더 좋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생활에 필요한 용품은 조두순의 아내가 1~2주에 한 번씩 외출해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은 보호관찰 대상이지만 그의 아내는 보호관찰 대상이 아니라서 외출 등이 자유롭다. 조두순 가족에게는 생활비로 기초연금 등을 포함해 매월 120만원가량의 복지급여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포] ‘출소 100일’ 조두순…“가요 프로그램 보며 집에만 있어” [촉!]
최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조두순 집 앞 거리. 야간이 되자 녹색 점등불이 켜졌다. 멀리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기동대원 2명이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