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성용 아니라고 했다” vs “추가 제보자 있다”…성폭행 논란 진흙탕 싸움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가해 의혹으로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는 기성용(32·FC서울)의 법률대리인이 조만간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이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16일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였던 C씨와 D씨가 선배인 기성용과 B씨에게 지속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성폭력은 축구부 합숙소에서 이뤄졌으며 구강성교 등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의 박지훈 변호사는 “이들은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증거를 공개할 경우 진술 번복 등 (기성용 측의) 압력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법정으로 깔끔하게 가져가서 하는 게 공정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난 기성용 아니라고 했다”…기성용 측, D씨 육성 공개

방송 이후 기성용 측은 “PD수첩이 국민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면서 “(방송 전) D씨의 육성을 제공했으나 대부분 방송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께서 이번 사태의 진실을 판단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D씨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 9개를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D씨는 담당 변호사에게 폭로 기사는 오보이며 정정 보도를 해달라고 했지만, 변호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피해자라는 D씨는 이 사건 보도가 나가자 오보이고 기성용 선수가 아니라고 자신의 변호사에게 정정해달라고 하였는데 자신의 변호사가 '대국민 사기극' 이 된다고 자기 입장이 뭐가 되냐고 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피해자라는 D씨는 이번 사건에 대하여 자신의 변호사가 실수한 것이니 ‘자기가 싼 똥을 자기가 치워야지’라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씨는 스스로 기성용 선수에게 회유와 협박을 받지 않았고 소설 쓰는 허위주장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며 “상대방은 기성용 선수에게 정정 보도를 낼 테니 명예훼손으로 걸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를 통해 상대방 측의 공식 주장의 신빙성을 국민들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성용 측 변호사는 또 “D씨는 자신의 변호사가 자신에게 확인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 사건을 마음대로 언론에 흘렸다”면서 “피해자와 변호사의 진술이 상충된다. 둘 중 한 명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D씨의 중학교 직속 후배로 기성용과 피해자 측을 중재해 온 E씨의 음성도 공개했다. E씨는 “선배인 D가 나를 이렇게 이용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기성용 측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여러 차례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으니 시간 끌지 말고 즉시 공개하라고 촉구하며 “상대방 측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조치를 26일 안에 제기하겠다”고 했다.

“난 기성용 아니라고 했다” vs “추가 제보자 있다”…성폭행 논란 진흙탕 싸움
[MBC ‘PD수첩-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편 캡처]

PD수첩 “복수의 추가 제보자 있다…녹취 확보”

PD수첩 진행을 맡고 있는 서정문 PD는 17일 유튜브에만 공개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파일을 제작진이 확보하고 방송을 하게 된 것”이라며 기성용 폭행을 폭로한 이들이 추가로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서 PD는 “저희가 (녹취 내용을) 방송하지 않았던 이유는 추가제보자들도 법정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언론에서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제보자 2명을 제외한 다른 제보자들의 경우 언론에서 해당 내용이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는 것이다. 향후 기씨와 피해자들간 소송이 벌어질 경우 이들은 법정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주장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PD 수첩 설명이다.

서 PD는 “제보자가 있다는 것이냐”고 확인하는 진행자 발언에 “제보자들”이라고 표현을 굳이 고쳐, 복수의 추가 제보자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서 PD는 다만 “(제보자들의) 법정 출석 여부까지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 이후의 일이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확인한 바는 추가 제보자들의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들이 법정에서 공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