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자신의 정치적 결정을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놓고 동명이인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인을 거론하며 "그분과 착각했다는 해석밖에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유치해서 반응할 가치가 없다"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실례될지 모르겠지만 김 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며 "(김 위원장 부인의)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유사한)이야기가 여의도에 많이 퍼져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 이야기는 집에서 하지 않는다"며 "정치인 가족을 공격하는 게 가장 위기에 몰렸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다. (상대방이)마음이 참 급했구나, 몰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자기 당 위원장을 디스(비판)한 것 아닌가"라며 "곧 잘리겠다"고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이 전 최고위원은 이에 곧장 페이스북을 통해 "실망"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기사를 링크한 후 "2018년 바른미래당 공천 때 집에서 정치 이야기를 안 해도 아내가 공천 과정에 개입해 후보와 돌아다녔던 것인가"라며 "그때 기사를 잊으셨을까봐 링크 해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 당시 사인이었던 안 후보와 부인 분을 누가 수행했는지 기억이 나는가"라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면 그 당시 일에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정치인 가족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고 지적했는데,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준용 씨 채용 특혜의혹을 조작한 국민의당 사건을 잊었는가"라며 "거짓 정보로 상대 대선 후보 가족을 공격해 공개 사과까지 한 분이 누구를 가르치려고 하는가"라고도 했다.

또 "그 때문에 준용 씨에게 사과해야 했던 기억을 잊었다면 그 역시 안 후보의 내로남불"이라며 "그리고 '이준석 곧 잘리겠다'라고 하셨다는데, 이것은 유치해서 반응할 가치가 없다"고 받아쳤다.

안 후보와 이 전 최고위원이 '상왕·상황제'를 갖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전날부터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후보끼리 합의한 사항에 대해 국민의힘 협상단이 인정을 안 한다"며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자신을 가리켜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는 "도를 넘는 말을 하신 것은 이적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키도 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를 가리켜 "지난 여러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안 후보를 돕던 사람들이 '여자 상황제'의 존재를 암시하며 떠난 것을 잊지 말자"며 "여자 상황제의 말만 듣다가 주변 사람이 다 떠난 것을 알긴 아는가"라고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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