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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그린벨트 땅 사들인 경기도의원 아들…판결문엔 ‘지분쪼개기’
2013년 기획부동산업체서 2개 필지 매입
지목 잡종지·대…농지·임야보다 유리
2017년 인근 잡종지는 3배나 비싸게 팔려
시화호 인근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지구단위계획 결정도. 송산그린시티는 주거·상업·관광·레저지구가 복합된 신도시를 목표로 2030년 완공 예정이다. [송산그린시티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여당 소속 현직 경기도의원의 아들이 24세 때 ‘지분 쪼개기’ 수법을 쓰는 속칭 ‘기획부동산’을 통해 도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토지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땅은 대규모로 조성 중인 신도시 인근에 위치해 3배 이상 가격이 뛴 것으로 보인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A 의원의 아들인 B씨는 24세이던 2013년 10월에 한 기획부동산 업체로부터 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 2개 필지 지분 절반을 1억원에 매입했다.

이들 땅은 지분이 각각 2분의 1로 쪼개진 필지다. B씨는 총 면적이 655㎡인 1번 필지에서는 327㎡를, 2번 필지는 146㎡ 중 절반인 73㎡를 보유하고 있다. 1·2번 필지의 지목은 여러 용도로 사용 가능한 잡종지와 주거용지로 활용되는 대(垈)로 돼 있으며, 모두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다만 입지가 눈에 띈다. 시화호 인근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신도시 ‘송산그린시티’ 내 상업지구 코앞에 위치해 있어서다. 내년 착공 예정인 송산역에서 불과 500~600m 거리이자, 화성 국제테마파크 부지와도 가깝다. 때문에 이 일대 땅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B씨가 보유한 땅들은 지목이 잡종지와 대인 만큼, 일반 농지(전·답), 임야보다 보상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한다. 실제 가장 최근인 2017년 7월 거래된 인근 잡종지의 경우, 1㎡당 가격이 82만원이었다. 같은 시기 1㎡당 15만원에 팔린 인근 전(田) 가격을 크게 웃돈다. B씨 매입 당시(1㎡당 25만원)와 비교하면 3배 이상 가격이 뛴 것이다. 각종 개발 호재를 고려하면 향후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다.

B씨는 투자 당시 땅을 판 부동산 업체가 지분 쪼개기를 주로 하는 기획부동산임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B씨와 공동으로 땅을 소유 중인 C씨가 2015년 그를 상대로 제기한 공유물분할 청구소송의 판결문을 보면 해당 업체가 인근 필지들을 수십 개의 지분으로 쪼개 팔았다고 적시돼 있다.

B씨의 아버지인 A 의원은 2014년부터 경기도의원을 지내고 있으며, 도시환경위원회, 농정해양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본지는 A 의원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B씨의 투자와 관련한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한편 3기 신도시 대부분의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도의원들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복희 시흥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경우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에 딸과 함께 땅을 사들여 건물을 올리는 등 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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