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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왕” “이적행위” 안철수가 독해졌다…“국민의힘 합당 추진” 승부수도 [정치쫌!]
安, 野단일화 경선 앞서 부쩍 직설적
막판 지지결집 전략…토론前 ‘몸 풀기’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후보).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후보)의 말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뛸 야권 후보를 뽑는 단일화를 앞두고 부쩍 강하게 바뀌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상왕", "옹고집", "이적행위"라며 저격하고, 경쟁 상대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그간 어디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직격탄을 쏘는 등 최근 발언이 부쩍 직설적이다. 심지어 16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기습적으로 승부수도 던졌다. 야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 앞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이번주 들어 단일화 상대인 국민의힘을 향해 거듭 작심발언을 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을 향해 다소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쐈다. 상왕의 사전적 의미는 '임금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왕위를 다음 임금에게 물려줬을 때 물러난 임금'이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장막 뒤에서 모사(謀士)를 주도하는 실세를 가리킬 때 쓰고 있다. 안 대표는 ‘상왕은 김 위원장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에 “상상에 맡기겠다”고 부정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에게 "이적 행위를 하지 말라"고도 저격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전날에는 도를 넘었다”며 “야권 단일화 파트너에 대해, 그리고 야권 지지자 전체를 모욕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안 대표를 정조준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에 “단일화 효과를 없애려고 한다”며 “외려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겐 아무 비판도 하지 않고, 파트너에게 도 넘는 말을 하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비판했다.

‘사과를 요구할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앞으로 각별히 유의하면 감사하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에도 김 위원장을 향해 "정말 모욕적"이라며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간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의 '독설'에 반박하는 일을 자제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을 정조준해 "(단일화에)몸이 달아있다", "안 대표로 단일화가 되면 이길 수 없다"는 다소 원색적인 말을 던질 때도 "제1야당의 책임을 맡은 분인 만큼, 제1야당을 중심에 두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야권에선 "안 대표가 너무 차분히 반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안 대표는 전날 오 후보를 향해서도 "놀랍고 충격적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제가 죽으면 서울시장 보선 승리도, 정권교체 교두보도 다 물 건너간다"고 했다. 오 후보가 "정계 개편을 명분으로 국민의힘 분열을 야기해 야권 분열을 도모하는 세력도 있다"고 저격한 데 대해 즉각 반발한 것이다. 안 대표는 "작년에 야권이 힘들 때, 문재인 정부의 서슬이 시퍼럴 때, 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저들과 싸울 때 어디 계셨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에게 야권분열 중심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기습적으로 '합당 추진' 승부수도 던졌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과 통합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야권 대통합의 실질적 기반을 다지겠다"며 "그리고 서울시장이 돼,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과 통합·합당 시나리오를 놓고는 그간 말을 아낀 그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추진에 대한 문을 연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시장 후보). [연합]

야권에선 안 대표가 갑자기 직설적 메시지를 내는 데는 오 후보와 접전 구도로 집계되는 몇몇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견제구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는 한편, 정계개편과 관련해선 통 큰 행보를 연출해 막판 지지층 결집을 노린다는 것이다.

칸타코리아가 지난 13일 조선일보·TV조선의 의뢰를 받고 서울 18세 이상 806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게 야권 단일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물어본 결과, 오 전 시장은 36.8%, 안 대표는 31.3%였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물어보니 오 전 시장은 34.5%, 안 대표는 30.5%였다.

물론 안 대표의 우세를 점치는 여론조사도 적지 않지만, 지난 연말부터 야권 서울시장 주자로는 그가 압도적 '독주'를 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안 대표가 토론회에 앞서 '몸 풀기'를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1차례 TV 토론을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두 후보는 TV 토론을 마친 후 17~18일 곧장 여론조사를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인만 이길 수 있던 구도가 깨진 안 대표의 입장에선 국민의힘이 시간 끌기를 해 손해를 봤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만일 이번 보선에서 지면 두 사람 다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는 만큼, 상황과 구도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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