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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치킨 먹어주세요”…당신도 ‘먹방’ 대리만족 중독?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서울시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현 모(30)씨는 지난해 몸무게가 10kg이 늘었다. 1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만 머무는 기간이 늘면서, 취미를 붙인 '먹방(먹는 방송)'이 원인이었다. 지인들을 만나지 못하니 집에서 혼자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고, 적적한 마음에 유튜브의 먹방을 보며 식사를 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현 씨는 "먹방을 보며 밥을 먹다보니 식사를 끝내고도 계속해서 식욕이 돋았다"며 "더욱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되고 먹는 양도 예전보다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유행을 이어온 먹방(먹는 방송)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먹방을 전문으로 하는 일부 유명 유튜버는 구독자만 수백만명이다. 국내 시청자 뿐 아니라 전세계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비대면 트렌드로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회수도 급증했다.

15일 구글에 '먹방'을 검색하면, 지난 1년간 업로드된 영상만 572만 개가 넘는다. 가히 먹방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먹방은 하나의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15일 기준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먹방 유튜버 수는 30명을 훌쩍 넘는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수억뷰에 달한다.

15일 유튜브에 먹방을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인기 영상은 조회수가 1000만회를 넘는다. [유튜브 캡처]

먹방은 지난 2018년부터 급격한 붐이 일었다. 요리와 음식을 주제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겼다.

그러자 먹방이 폭식과 비만 등 건강한 식습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당시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먹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지나친 규제라는 반발에 해당 논의는 흐지부지 됐다. 지난해 정부는 폭식·과식·빨리먹기 콘텐츠에 자체 '경고문구' 삽입을 권고하는 등 법적 규제력이 없는 권고기준안을 마련하는 것에 그쳤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먹방이 식욕을 자극해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이 '두뇌와 인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방송에 등장하는 음식은 두뇌를 자극해 보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증폭시킨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상의 음식 이미지가 식욕 촉진 호르몬을 과다분출하게 해 결국 과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을 사진이나 영상 형태로 접하면 식욕이 자극된다는 뜻의 ‘푸드 포르노’라는 신조어도 생겨날 정도다.

[출처 망고보드]

먹방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측과의 갈등도 생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7) 씨는 "친구들이 먹방 유튜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남이 먹는 걸 왜 보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먹방을 좋아하는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못 먹는 상황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모델 일을 하는 A씨는 "체중관리를 할 때 먹방은 필수"라며 "복스럽게 먹는 먹방 유튜버를 보면 확실히 대리만족이 된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비판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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