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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이배 前비서관 “회의장은 못 막아…여기서 막아야 한다”
“출근했을 때 한국당 의원 8~9분이 집무실에…문 잠그지 마라”
비서가 문고리 뺏으려 시도하자 “왜 이러냐…다쳐, 비켜라”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집무실에 감금됐던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과 관련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무실 문고리를 잡고 출입을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1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성보기) 심리로 열린 나경원 전 의원 등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 전 비서관은 지난 2019년 4월 25일 채 전 의원 집무실에서 발생한 실랑이에 관해 진술했다.

A씨는 “오전 9시 40분께 의원실에 들어갔을 때 의원님 집무실 문이 닫혀있었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직원들에게 묻자 안에 (한국당) 의원님들이 거의 8~9분이 와 계신다고 들었다”며 “출근한지 얼마 안 돼서 중간에 집무실 문이 잠겨서 직원들이 노크하면서 문을 잠그시지 않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후부터 보좌관이 배석하겠다며 번갈아 집무실 안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채 전 의원은 감금됐던 당일 오신환 전 의원을 대신해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돼 오전 9시30분께 예정된 이상민 당시 사개특위원장 등과 임시협의체 회의를 가야 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의 방해로 출석은 오후 3시 넘도록 출석이 지연됐다.

한국당 측은 함께 샌드위치를 먹고 마술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점을 들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설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A씨는 “한국당 측은 (집무실) 문을 잠그고 있다가 노크를 듣고 신원이 확인되면 문을 열어줬다”며 “배석한 보좌관과 교대하려 제가 (집무실에) 잠깐 들어갔을 때 한 의원이 ‘이 여직원은 누구냐’라며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채 의원과 보좌진들은 오후 1시에 회의에 가기 위해 다시 탈출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저지됐다는 진술도 나왔다. A씨는 “‘우당탕탕’하면서 문 밀고 당기는 소리가 들리면서 12시 50분께 잠겼던 문을 열고 남자 직원 2명이 (집무실에) 뛰어들어갔는데 송언석 의원이 ‘뭘 뛰어들어와’라며 소리쳤다”라고 했다.

이후부터는 문이 완전히 봉쇄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5분께 이은재 전 의원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열어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여기 의원들을 더 보내라. 회의장은 못 막으니 어차피 여기서 막아야 된다’는 취지의 통화를 했다.

아울러 채 의원실 비서가 문고리를 뺏으려 했으나 이 의원이 “왜 이러냐”, “다친다”, “비켜라”며 문고리를 잡고 열어주지 않아 채 의원이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저희가 다른 의원실 의원님을 힘으로 뜯어낼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A씨는 “채 의원실 또다른 보좌관 B씨가 ‘5분 후 창을 깨기로 했으니 그 전에 문을 열든지 결정을 하라’고 하자 이만희 의원이 ‘논의해 볼테니 잠깐만 시간을 달라’는 취지로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채 의원실 보좌진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에게 “문을 뜯어서라도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경찰이 나선 끝에 한국당 의원들이 문을 가로막고 있던 소파 등을 치웠다고 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과 소방의 태도가 ‘미온적’으로 느껴졌다고도 진술했다. A씨는 경찰이 “국회 방호과와 경호과에서 해야할 일이고 의원님들이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채 의원 집무실 내부에 있던 한국당 의원들은 ‘문을 뜯고 경찰이 진입해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과 ‘그런 건 좋지 않다. 실제로 창 깨다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냐. 지금이라도 문 열고 나가는 게 좋다’는 의견으로 분분했다고도 전했다.

나 전 의원 등은 2019년 벌어진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저지하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 전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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