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동아리·체험활동도 축소·중단... [헤럴드 뷰-코로나에 빼앗긴 학교의 봄 : 위기의 자치활동①]

3월 초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학사 일정에 따라 학급 임원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전교 학생회장 선거도 이어진다. 평소 같으면 학생회장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으로 운동장이 떠들썩하겠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선거 운동이 진행되면서 조용하기만 하다.

올해 6학년이 된 박모(12) 양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선거와 투표가 진행되더라도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온라인 수업 접근성에 대한 한계는 선거 불참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초등학교에서 학급임원 선거와 함께 전교 단위에서 진행되는 학생회장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를 처음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된다. 학생들의 자치 능력과 지도력을 향상시키고, 민주시민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가꾸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로 투표를 해보는 행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4학년 이상으로 제한된 투표권을 3학년까지 확대하는 것은 1차적인 과제로 꼽힌다. 초등학교 학생회 임원에 대한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은 학생회의 대표성을 높이고,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시급하다.

학생회 활동 뿐 아니다. 동아리 활동도 축소되고 있어 문제로 꼽힌다. 박 양이 다니는 강북 지역 초등학교에서는 오랫동안 지속해온 아람단 활동을 지난해 중단했다. 이전에도 단체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탓에 모임 자체가 사라졌다.

동아리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5학년 구모(11) 양은 “각종 체험활동이 모두 중단됐다”면서 “동아리 활동 등에도 관심 많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나마 동아리 활동을 대체할 수 있었던 방과후 활동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모임이 더욱 축소되는 분위기다. 최 군은 바둑을 통해 4학년 형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바둑 방과후가 신청자 부족으로 없어졌다고 아쉬워했다.

구 양은 올해 새학기 일정을 확인하면서 기운이 쭉 빠졌다고 한다. 5,6학년이 손꼽아 기다리는 수련활동은 물론 학예회나 각종 체험활동이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는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해 친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일부는 선생님의 말을 안 듣고 운동장으로 뛰쳐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초등학교 운동장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박도제·장연주·신주희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