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야권의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권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소위 ‘전략가’들의 꾐에 빠지지 말고 새로운 길을 가라”고 조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에게 바란다’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리고 “윤석열에게는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바꿀 역사적 사명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검찰의 모범이고 국민에겐 정의의 화신”이라며 “이제 검사를 떠나 정치인이 됐으니 법적 정의만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과 국가의 안위를 챙겨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책임”이라고 했다.

또 “진영 논리가 아닌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 옳은 길을 가는 중도의 자세가 돼야 할 것”이라며 “행여 보복은 없어야 한다. 보복은 사회를 과거로 되돌리는 후진 정치다. 끊임없이 미래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윤석열이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기존 정치권의 얄팍한 술수에 귀를 기울이거나, 권력을 잡기 위해 쉽사리 파당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도 조그마하고 치사한 욕심에, 떠받혀오는 조바심에 내가 가야할 길을 버리고 쉬운 길을 가다가 결국은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며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어렵더라도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세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기존 정치의 틀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지금은 외롭더라도 옳은 길을 뚜벅뚜벅 가기 바란다.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홀리지 말고 국가의 이익과 헌법적 가치를 중시하며 싸워왔던 윤석열의 정의를 고집스럽게 지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일련의 ‘윤석열 사태’가 “대통령이 모든 것을 갖고 권력을 흔드는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가 원인”이라며 “이것을 개혁해야 하는 것 또한 윤석열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통령의 권력 독점과 폐해를 없애야 한다”며 “여야가 함께 권력의 합의제 민주주의를 준비해야 한다. 윤석열이 이 길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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