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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룰라 “정부가 없어 나라 망가져”…보우소나루에 직격탄
정치 경력 시작 장소 연설서 사실상 대선 행보
"국가 재산 팔아 도움 바라는 시장, 날 두려워 해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시에 있는 금속노조 건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그가 받던 부패혐의에 대해 하급심이 내린 실형이 무효라고 판결한지 이틀만이다. 그는 브라질 500년 역사상 사법사기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 “진실은 이긴다고 확신했고, 그 날이 왔다”고 말했다.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브라질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5)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행정부를 향해 “정부가 없기 때문에 이 나라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망가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부패 혐의로 그에게 내려졌던 실형이 무효라고 연방대법원이 판결한지 이틀 만에 진행한 대중연설에서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내년 브라질 대선에 나설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연설은 사실상 선거 운동 시작의 분위기가 완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상파울루시와 가까운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시의 금속노조 건물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응과 경제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연설 장소는 그가 1980년대 전국적인 파업을 조직·주도하면서 정치 경력을 시작했던 곳이다. 룰라 전 대통령이 선 무대 위엔 ‘보건·일자리·브라질을 위한 정의’라고 써진 배너가 걸려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발생한 브라질 사망자와 관련, “이런 죽음의 상당수는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백신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제때 확보하지 못한 점을 맹비난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7만명에 육박해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많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내가 통치할 때 화해적이라고 불렸다”며 “모두와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고 했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물리치기 위한 광범위한 연합을 촉구했다. 언론의 자유, 재계 리더와 군대를 존중한다고 강조하면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아울러 민영화, 중앙은행의 자율권, 국영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 자산매각 등을 비판했다. 좌파로서 오랫동안 갖고 있던 시각이 더 강화한 걸로 풀이된다.

그는 “우린 많은 걸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페트로브라스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두려워 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시장이 국가 재산을 팔아 우리 도움으로 살길 원한다면, 나를 두려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은 그의 정치적 부활에 긴장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썼다.

에지손 파킨 연방대법관은 지난 8일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1·2심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실형이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피선거권 등 정치적 권리를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대선 출마 여부는 형사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깨끗한 경력) 법령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달렸다.

CNN브라질이 여론조사 업체 리얼타임빅데이터에 의뢰해 진행하고 이날 공개한 대선 주자 선호도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31%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고, 룰라 전 대통령은 21%로 뒤를 이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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