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800억 달러 확보

생명공학·의료 투자 확대

‘쿠팡’ 대박 예고한 손정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로이터]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투자금 6배 이상을 회수할 수 있는 '잭팟'을 예고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이제는 바이오로 눈을 돌린다. 그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진행해 온 바이오 투자 몸집을 그룹 차원에서 더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자산관리 부문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그룹은 자산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생명공학과 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자산 4조5000억엔을 매각하고 자사주 2조5000억엔을 환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8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추측해 왔는데, 이 자금이 바이오 투자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미국 DNA 염기서열 회사인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에 3억1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지분투자를 시도한 바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해에만 주가가 9배 뛰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공공 생명공학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그간 비전펀드를 통해 1x제노믹스, 로이반트 사이언스 등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캐나다 항체전문 바이오 기업인 앱셀레라바이오로직스의 지분 2억98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팩바이오에 대한 전환사채 투자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바이오 분야 투자는 관계사이자 자산운용사인 SB 노스스타가 주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손 회장은 이 회사에 직접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으며 2월 초 진행된 어닝콜에서 "SB 노스스타는 여전히 테스트 단계"라고 언급했다.

SB 노스스타는 지난해 말 기준 아마존에 73억9000만 달러, 페이스북 주식회사 32억8000만 달러, 알파벳 주식회사 13억8000만 달러 등 총 220억 달러의 유동성이 높은 상장주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SB 노스스타는 전체 기술 분야에 걸쳐 투자 기회를 계속 고려하고 있다"면서 "특정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