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명문대생들끼리만 제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폐쇄형 온라인 서비스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이용자를 명문대생으로 한정하면서 ‘믿고 만날 수 있어 좋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에선 과도한 엘리트주의의 산물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선보인 서울대 졸업생이 개발한 온라인 커플 매칭 서비스 ‘결정샤’는 ‘서울대 구성원을 위한 1:1 매칭’을 모토로 내걸었다. 서울대 이메일 주소를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고, 이밖에 태어난 연도, 키, 졸업대학 및 단과대, 직종 및 직장, 집안 경제 상황(상·중·하로 구분) 등을 정보를 적어야 한다.
졸업증명서와 재직 증명서를 제출할 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현재까지 서울대 출신 64쌍을 연결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연세대·고려대 연합 창업학회가 지난달 선보인 서비스 ‘연고링’도 인기다. 개설 한 달 만에 가입자가 1700명을 넘어섰다. 초반에는 MBTI(성격유형 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두 학교의 재학, 졸업생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외대, 시립대, 이대 등 서울 11개 주요 대학으로 범위를 넓혔다.
개발자 측은 “현재의 사이트를 지속 유지하되, 앱을 개발할 생각”이라며 “활동지향적인 대학생들만의 SNS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명문대 재학·졸업생들의 폐쇄적 데이팅 서비스가 개발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대 졸업생들이 설립해, 서울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장한 데이팅앱 ‘스카이피플’이 대표적이다. 이 앱은 2014년 개발됐는데, 특히 남성에게 ▷명문 대학 재학·졸업 ▷안정된 회사에 재직 ▷전문직에 종사 등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가입자수가 38만명에 달한다.
이들 폐쇄적 데이팅 서비스는 성장 환경과 경제적 요건이 맞는 이성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이용에 금전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깐깐한 기준을 충족하는 이성과 만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 등을 이용하면 10번 안팎의 만남에 200만~3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폐쇄적 데이팅앱을 통하면, 이보다 훨씬 저렴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고도 ‘최소한의 인증’을 거친 이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집단에 속하지 않는 누리꾼 중에는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앱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층의 교제와 결혼이 학벌과 직업 등 ‘조건’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대학 서열화를 비판하는 사회분위기에 역행하는 움직임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앞으로 서울대생끼리도 학부 차별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포용을 못하는 이기적인 사회가 됐을까”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