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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한파 등으로 전세계 보험사 지난해 92조 손실[인더머니]
재해 늘자,보험사 대규모 손실
재보험사도 수익성 악화
탈석탄화 보험사엔 필수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와코에서 눈 폭풍으로 차량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AP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해 전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으로 보험사들의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들은 태풍 등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화재사고와 같은 인재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세계 보험사들은 자연재해와 인재로 총 830억달러(약 91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제외한 수치로 역대 다섯 번째로 큰 손실이다. 지난 2019년보단 32% 증가했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사 손실 규모는 760억달러로 2019년 대비 40% 증가했다. 지난해 1월 호주와 6월 캐나다는 우박으로 각각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북유럽은 2월 겨울 폭풍으로 홍수, 정전 등으로 20억달러 이상의 보험 손실을 입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등에서 8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수십억달러의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중국 양쯔강 연안에선 홍수로 20억달러의 보험 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 2월 미국은 사상 초유의 한파로 정유설비와 반도체·태양광 패널 공장 등 주요 생산 설비가 멈춰 섰다. 특히 텍사스주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며 한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위스리의 이코노미스트 제롬 장 해겔리는 “코로나19는 언젠가 종식되지만 기후 변화는 그렇지 않다”며 “녹색 회복(Green Recovery)을 이루지 못한다면 미래 사회적 비용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보험사는 주로 인재로 피해를 입었다. 그간 화재, 해상, 항공 등 일반보험은 영업 손실을 메워주던 효자 상품이었지만 지난해 연이은 사고로 역대급 손실을 입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일반보험 손해율이 81.6%로 전년 대비 7.4%포인트 상승했다. 매년 70%대에 머물다 지난해 처음 80%대로 치솟았다. 현대해상의 일반보험 손해율도 지난해 3분기까지 5.9%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보상책임을 분담하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작년 순이익은 25%나 감소했다. 코리안리 측은 “대형 화재사고로 국내 기업성 보험의 손해율 악화가 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손해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화재보험의 업계 평균 손해율은 그간 주로 50~6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82.1%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화재, 8월 울산 온산공단 화재, 11월 LG화학 여수공장 화재 등 대형 화재사고가 많았던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일반보험의 사고가 많지 않아 보험료를 적게 받아왔다”며 “그러나 작년에 예상하지 못한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손해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자연재해, 인재 등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손보협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보험사 리스크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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