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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일날 볶음밥 곱배기로 안줬다고 1점” 사장님 화병나는 악성 리뷰 이젠 ‘비공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아이 생일이면 무조건 곱배기로 줘야하나요? 보복형 악성 리뷰, 이젠 그만!”

무리한 요구를 해놓고 보복으로 별점 테러를 가하는 일부 악성 리뷰에 대한 방지책이 마련됐다. 사장님 요청 시 검토를 거쳐, 해당 악성 리뷰를 일정기간 비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배달앱 이용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소위 ‘진상’ 고객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본인이 주문을 잘못해놓고 사장님을 탓하거나 아이 생일이라 말했는데도 곱배기로 주지 않았다며 별점 1개를 주는 등 ‘천태만상’이다. 이에 업계에선 그간 점주들이 오롯이 떠안아야했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전가협)은 최근 ‘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양측은 제일 먼저 그간 배민을 이용하는 가맹점주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악성 리뷰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대표적으로, 이용자가 남기는 악성 리뷰에 대해 사장님 요청이 있을 시, 해당 리뷰를 일정 기간 게시하지 않도록 했다. 정당하지 않은 악성 리뷰를 신고하면 배민이 검토를 거쳐 해당 리뷰를 30일간 비공개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점주가 단골 고객을 보다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주문 접수 시 고객의 과거 주문 횟수를 보여주기로 했다. 고객이 동의하는 경우 사장님이 고객 전화번호를 좀 더 쉽게 제공받을 수 있는 기능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악성 리뷰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점주가 많았던 만큼, 요청이 있을 시에 게재 중단을 할 수 있도록 해 피해를 줄이고자 한다”며 “악성리뷰에 대한 기준이나 게재 정지 기간 등 구체적 방안은 향후 해당 협의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 리뷰 테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주들 [사진=네이버 카페 캡처]

최근 자영업자들은 노골적인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논란이 되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진상 고객’의 유형은 다양하다. 이미 정해진 정량보다 양을 많이 달라는 요구도 있다. 한 고객은 아이 생일이라며 볶음밥 양을 ‘곱배기’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음식점 사장님은 “정량이 정해져 있어 양을 더 많이 드리기가 어렵다. 양해 부탁 드린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써서 전달했다.

그러나 고객은 ‘별점 1점’과 함께 “일주일 전에 맛이 변해 내다버렸는데도 마지 못해 시켰다”며 “매몰차게 안된다고 친필 메세지까지 보내다니, 아이 기분 상할까봐 얼른 찢어서 버렸다”고 리뷰를 작성했다.

매운 맛인 ‘핫 크리스피 치킨’을 시켜놓고 “핫 크리스피 치킨의 ‘핫’이 뜨겁단 의미인줄 알았지 매운건 줄 몰랐다. 실망했다”며 별점을 1개 주는 황당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본인이 순대전골을 시켜놓고 “곱창전골이 아니고 순대전골 같다, 아주 순대가 푸짐하다”며 별점 2개를 주는 이해할 수 없는 리뷰를 남겼다. 이에 사장님은 “순대전골을 주문하시고 곱창전골이 아니라고 하시니 마음이 아프다”고 답변을 달았다.

황당한 배달앱 리뷰 사례. 순대전골을 시킨 후 “곱창전골 아니고 순대전골 같다”며 별점 2개를 준 이용자도 있다.(좌) 우측은 본인이 ‘스푼 필요없음’을 선택해놓고 숟가락을 안줬다며 별점 2개를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가게 사장님은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친절한 응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장 보다는 배달 주문이 핵심 매출원이 됐기 때문이다.

수많은 식당이 경쟁하는 배달 앱 환경에서 리뷰와 별점은 거의 절대적이다. 좋은 리뷰와 별점을 유지해야만 계속해서 상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협의로, 이런 악성 리뷰 및 무리한 요구로 인한 피해가 일정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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