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1인가구는 철저히 소외
소득대비 자산 적고 주거 불안
일자리 위협에 노후불안 가중
[연합] |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 “만 39세가 넘으면 대출이나 주거 우대 정책을 하나도 받을 수 없어요. 결혼 계획도 없으니 신혼부부 혜택도 못받고, 게다가 자산은 적은데 소득이 높아 보금자리론 등도 해당되지 않으니…소외감만 커집니다”
혼자 사는 40대 직장인 H씨는 연봉계약서상 소득은 8000만원이지만, 모아놓은 자산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인 5억8827만원(KB국민은행 리브온 1월 통계 기준)보다 적다. 주거·생활비를 제외하고, 월급만 꼬박꼬박 모았기 때문이다. 그는 “역세권 청년 주택에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40대라 그마저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셋 중 하나는 혼자 산다. 2019년 처음으로 1인 가구 비중은 30.2%로 30%를 넘겼다. 비혼 인구가 늘고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정부는 이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렸다.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른 데 청년층이 낙담하지 않도록 1인 가구용 공공주택 보급에 나섰고, 청년층을 위한 대출 상품도 확대했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 정책이 만 39세까지로 한정돼있다는 데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도입을 추진중인 40년 초장기 모기지도, 청년·신혼부부에게 우선 적용된다. 만 40세가 넘는 1인 가구는 제외된다.
그러나 현실은 중장년 1인 가구(獨居中年)역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통계청이 집계한 대한민국 중장년 1인 가구의 삶은, 매년 고용 환경이 악화되고 주거 역시 전체 가구 대비 불안정하다. 지난 2019년 기준, 40대 1인 가구 비중은 남성의 경우 18.0%, 여성은 10.4%로, 40대 남성 열 중 둘은 혼자 살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경제활동을 집계한 숫자는 같은 세대에서 가정을 꾸린 이들과 비교해 초라하다.
세대별 1인 가구의 취업률을 살펴보면 40대는 19.5%로 15세 이상 29세 미만과 더불어 전 세대에서 유일하게 20%를 밑돌고 있다. 특히 29세 미만과 50세 이상 등은 일자리 정책 효과 등으로 취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40대는 2015년 21.5%에서 2018년 20.6%까지 하락한 뒤 2019년 20%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해가 갈수록 취업률이 하락하고 있다.
취업률이 하락하니,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소득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2016년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5478만원,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1961만원으로 3517만원 차이가 났는데 2018년에는 전체 가구 평균 소득 5828만원, 1인가구 평균소득 2116만원으로 이 격차가 3712만원으로 벌어졌다.
‘자기집’을 소유한 이도 평균 대비 적었다. 전체 가구의 58.0%가 자가에 거주하는데, 1인 가구는 30.6%만이 소유권을 가진 주택에 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는 보증금 있는 월세(38.0%)로 나타났다. 보증금 없는 월세에 사는 1인가구도 9.3%로 전체가구(3.3%)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주거안정성 뿐 아니라, 주거 형태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KB금융지주가 1인 가구에게 선호하는 주택 유형을 묻자 70%가 아파트를 꼽았는데, 정작 아파트 거주 비중은 31.3%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 둘 중 하나인 전체 가구의 51%는 아파트에 거주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장년층일수록 은퇴자금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KB금융지주가 작성한 ‘2020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선,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답한 이가 40대는 56.2%, 50대는 50.2%로 모두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20대는 30.5%, 30대 41.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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