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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물 줬더니 ㅠㅠ 받는 족족 되팔기!” 당근마켓에 쏟아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직장인 A씨(30)는 당근마켓에서 ‘설 선물세트’를 2만원에 ‘급처분’했다. 회사에서 선물로 나눠준 간식 세트다. 1인 가구가 먹기에는 많은 양인데다 단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다. 구매자는 선물 용도로 제품을 구매, 포장지까지 꼼꼼하게 챙겨갔다. A씨는 “직장 동료는 저보다 더 비싸게 팔았더라. 더 높은 값을 부를 걸 조금 후회했다”라며 “실용성이 떨어지는 설 선물을 ‘급매’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전후로 해서 당근마켓 등 중고 플랫폼에 선물 세트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주로 햄, 참치, 식용유 등 식료품과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이다. 식료품은 2만~3만원대, 생활 용품은 1만원 대에 거래된다. 특히 생활용품은 세트 전체가 아닌 ‘낱개’ 단위로도 판매된다.

판매자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함께 게시하며 “온라인 쇼핑몰 최저가 보다 싸다. 네고(가격 협상) 가능”이라며 흥정을 하기도 한다. 직장인 B씨(29)는 “추석 때 받은 생활용품 세트도 아직 다 못 썼는데 설에 3세트나 들어왔다”며 “치약은 제가 갖고 샴푸와 바디워시는 낱개로 싸게 내놓았더니 금방 팔렸다. 비누는 덤으로 드렸다”고 말했다.

명절 설 선물 세트는 중고 거래 단골 물품이다. 하지만 다른 온라인 중고 플랫폼이 비대면·택배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당근마켓은 오프라인 직거래가 주를 이루는 덕에 거래가 더 쉽게 성사된다.

[사진=123rf]

‘선물 되팔이’는 명절 선물세트에 한정되지 않는다. 평소에 받은 ‘선물’을 당근마켓에서 처리하는 이용자들도 자주 있다. 얼마 전 C씨(33세)는 선물로 받은 ‘반려동물 장난감’을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예전에 산 적이 있지만, C씨의 반려동물이 좋아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던 제품이었다. C씨는 “쓰지 않고 버리느니 필요한 사람에게 넘어가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새제품을 원래 가격의 4분의 1 정도에 내놓았으니 돈벌이보다는 자원 활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선물 되팔이’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커뮤니티나 방송을 통해 ‘친구가 내가 준 선물을 당근마켓에 팔고 있는걸 발견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다. 누리꾼들은 “주는 사람의 성의가 있지 어떻게 그걸 돈 받고 팔 수 있냐”, “선물을 받은 후에는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가는 것인데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배신감 들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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