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의료체계 공백으로 숨진 정유엽(17) 군 생전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의료체계 공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숨진 고등학생의 부친이 공공의료 체계 강화 등을 요구하며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80㎞를 걷는다.
18일 故정유엽(당시 17세) 군의 유족 등에 따르면 정군 부친 정성재(54·직장암 3기)씨는 오는 22일 경북 경산중앙병원을 출발해 영남대의료원을 거쳐 청와대 사랑채까지 도보 행진에 나선다.
행진은 ‘정유엽과 내딛는 공공의료 한 걸음 더’란 주제로 코로나19 의료공백 진상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공공의료 강화를 요구한다.
이번 행진엔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 관계자 1명이 정군 부친과 함께 첫 걸음을 내딛고, 주요 구간마다 대책위 관계자들이 동참할 계획이다. 청와대에는 행진 24일 차인 다음 달 17일 도착 예정이며, 오는 18일 경산에서 정군 사망 1주기 추모제를 연다.
정군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의료체계 공백 속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정군은 40도가 넘는 고열로 선별진료소가 있는 경산지역 병원을 찾았지만 치료를 거부당했고, 이틀 만에 구급차 대신 부친 차를 타고 대구 영남대병원에 입원했으나 끝내 숨졌다. 열이 난 지 엿새 만이다.
부친 정씨는 “제때 치료받지 못한 아들은 코로나19 검사만 13번 받다가 결국 떠났다”며 “의료공백 사태에도 침묵하는 정부를 향해, 우리 사회 공공의료 체계 확립을 위해 도보 행진을 한다”고 행진의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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