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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이재영·이다영에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 [전문]
프로배구 코트가 학교폭력(학폭) 논란에 휘청이고 있다. 사진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학폭 사실을 인정한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흥국생명은 15일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해 선수들이 학폭 사실을 인정한지 닷새나 지나서야 뒤늦게 징계안을 발표한 데 대해 팬들의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 대해 배구계 퇴출을 요구하는 팬들은 “무기한 출전정지는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며 학폭에 대한 징계가 너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을 영구제명시켜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해당 글이 올라온지 나흘 만인 15일 현재 9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학폭 선수 징계에 대해 구단이 주저하는 태도를 보일수록 ‘폭력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스포츠계, 나아가 전 사회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메시지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스포츠의 인권 보호와 공정성 확보가 강조되는 방향으로 가는 시기에 과거 체육계의 구태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구단이 가해자인 스타선수들의 징계에 머뭇대고 눈 감는다면 과거의 구태로 돌아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도덕적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은 인권과 공정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구단의 어정쩡한 대응이 더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폭은 범죄” “폭력엔 무관용”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구단과 협회의 빠르고 엄정한 대응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학폭 피해자와 실망한 팬들을 위로하고, 프로배구가 초유의 악재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흥국생명 입장문 전문

흥국생명 배구단에서 말씀드립니다.

지난 10일 구단 소속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선수 시절 학교 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였습니다. 피해자분들께서 어렵게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밝혀주셨습니다. 피해자분들께서 겪었을 그간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공감합니다.

구단은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 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습니다.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구단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상처 받은 피해자분들과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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