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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배구 또 학폭 의혹…“TV서 세상 착한 척…머리 박은 채 코트 돌게 해”
“바가지에 눈물·콧물·침·오줌을 싸서라도 채우라 강요”
“TV서 세상 착한 척·학폭 관련없는 척…양심의 가책 느끼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국내 프로배구계의 학교 폭력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설 연휴 전날 시작된 여자 프로배구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선수 학폭 의혹(10일)→남자 프로배구 송명근·심경섭 선수(13일)→이재영·이다영 선수에 대한 2차 폭로(13일)→피해자 사과 불수용·학부모 폭로(14일)→여자배구 또 다른 피해자 폭로(14일)로 연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프로 여자 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이 또 다시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요즘 학교폭력 때문에 말이 정말 많다. 나도 10년 전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며 피해 사례를 폭로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A씨는 머리를 박은 채 코트를 돌고 학폭 스트레스에 자해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는 A씨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며 당시의 고충을 기술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때 내가 발음이 안된다고 (선배들이) 동기 선배들 머리 박기를 시키고 나에게 가나다라를 외우게 했다”며 “너무 힘들어 울면 (선배들이) 바가지를 가져와 ‘바가지를 눈물로 다 채울 때까지 머리 박기를 시키겠다’며 눈물, 콧물, 침 그리고 오줌을 싸서라도 바가지를 채우라 했고 그런 일은 거의 일상이 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한번은 어떤 선배가 공으로 얼굴을 때렸다. 쌍코피가 나 닦고 오라고 해서 닦고 다시 오니 머리 박고 코트를 돌게 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잘 하는 걸 찾았다’고 그러더라. 머리 박은 상태로 코트를 도는 걸. 그렇게 무시를 당하면서 다 참았다. 엄마와 아빠를 실망시키기 싫어서”고 설명했다.

프로 여자배구 학교 폭력을 주장한 글쓴이가 2007~2012년 자신의 배구 선수 이력 자료로 올린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A씨는 또 “(선배들이) 우리 부모님이 오면 나한테 잘해주는 척을 하는 건 당연했다”며 “부모님이 매주 주말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숙소를 찾아오면 정말 화가 많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선배들이) 내 욕 뿐 아니라 아빠 욕을 한 날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며 “집합을 세우고 ‘너희 아빠한테 나대지 좀 말라해’, 신발 이런 욕은 기본이었다. 나한테는 배구는 이런 일 투성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폭력 피해가 심해졌다며 숙소에 가기 싫어 방부제를 먹고, 스스로 목을 조르기는 자해를 했다고도 했다.

그는 “숙소에 가면 매일매일 죽고 싶었다”며 “어린 마음에 김에 있는 방부제를 막 먹기도 했고, 혼자 화장실에 가 울면서 목을 조르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도 꿈에 지난 일들이 생생하게 나온다. 내가 왜 그런 무시를 당하며 왜 나에게 그런 미움을 잔뜩 줬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당시 가해 선수를 향해 “티비에서 세상 착한 척하는 그 사람 모습을 보면 세상이 참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기는 관련 없는 척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걸 보며 이 글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A씨는 이같은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한체육회 스포츠 지원포털 사이트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자신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경기도 한 초등학교·중학교 배구부에서 선수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15일 학폭 사실을 인정한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가해 선수들이 학폭 사실을 인정한지 닷새나 지나서야 뒤늦게 징계안을 발표한 데 대해 팬들의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 대해 배구계 퇴출을 요구하는 팬들은 “무기한 출전정지는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며 학폭에 대한 징계가 너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을 영구제명시켜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해당 글이 올라온지 나흘 만인 15일 현재 9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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