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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병원발 집단감염’…의료진 자가격리는?
‘최근 7명 확진’ 보라매병원서 노조-병원 측 공방
“확진 간호사와 비슷한 업무에도 자가격리 없이 다른 환자 간호”
병원 측 “방역당국 조사 결과 밀접접촉자 아냐…근거 없는 주장”
지난 10일 경기 북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코로나 전담 병동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최근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의료진의 자가격리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확진자를 돌봤지만 자가격리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의료진의 주장과 질병관리청의 의료진 자가격리 지침을 지켰다는 병원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이하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 8층 병동에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돌본 간호사 8명 중 양성 판정을 받은 간호사 1명을 포함해 2명만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6~8일 8층의 81병동에서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 보호자 1명이, 82병동에서 환자 1명, 총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확진자 4명이 나온 81병동을 담당한 간호사 중 다수가 감염관리실이나 역학조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한 채로 지난 7일 역학조사가 종료됐다는 통보를 들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확진자가 4명이나 나온 병실 담당 간호사 6명은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음성 판정을 받고도 자가격리 대상이 된 간호사 1명은 양성 판정 받은 간호사와 식사를 한 밀접접촉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라며 “확진 환자를 간호했다는 이유로 자가격리된 간호사는 1명도 없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은 노조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역당국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간호사는 2주간 업무 배제·자가격리 중”이라며 “격리되지 않은 간호사 6명은 역학조사 결과 자가격리가 필요한 밀접접촉자가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 측에서 지적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밀접접촉자가 아닌 의료진마저 2주 격리가 필요하다는 건 방역당국의 격리 지침과 역학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불필요한 의료 인력의 업무 배제는 병원 의료 시스템 마비와 함께 기존 환자 진료에 큰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 꼭 1년이 되는 날인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질병청의 ‘코로나19 환자 및 의사환자 접촉 의료진 업무 기준’에서는 확진자와 접촉과 개인보호구 정도에 따라 무증상 의료진 작업 제한을 달리하고 있다. 눈, 코, 입에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확진자의 시술을 수행하거나 같은 공간에 있던 의료진은 노출 위험이 높다고 보고 마지막 노출 후 14일까지 업무를 배제하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이다.

▷가운이나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확진자를 시술하거나 같은 공간에 있던 의료진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확진자와 긴밀하게 접촉한 의료진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착용한 확진자와 긴밀하게 접촉한 의료진 ▷개인보호구 미착용 의료진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확진자의 분비물 등에 직접 접촉했으나 바로 손을 씻지 못한 의료진은 노출 위험을 중간 단계로 보고 14일 동안 업무에서 배제된다.

그 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한 의료진 ▷권장되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확진자의 분비물 등에 접촉한 의료진 ▷권장되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확진자와 접촉 없이 병실에 입실하는 등 간단한 상호작용을 한 의료진 ▷확진자나 확진자의 분비물 등에 접촉하지 않고 병실에 들어가지 않은 의료진의 경우 질병청은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 14일간 업무 배제를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81병동에 일주일 앞서 확진자가 발생했던 병동에 상주했던 직원들이 업무에서 배제됐던 점을 들어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보라매병원의 설명이 억지 주장이라고 재반박했다. 아울러 “자가격리 대상이 아닌 간호사들에게 왜 직원 식당에 오지 말고 병동에서 도시락을 먹으라고 지시하느냐”고 반문하며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와 동일한 간호를 한 나머지 간호사 7명이 밀접접촉자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진 자가격리 공방을 매듭짓기 위해 공개 기자간담회가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 측은 “확진자를 돌봤던 간호사들이 자가격리되지 않은 채 계속 다른 환자들을 돌봐 환자와 직원 모두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밝히고 발전적인 논의를 하기 위해 15일까지 회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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