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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나라 시장” vs “돈 준다고 결혼?”…독한 ‘나-박 전쟁’ [정치쫌!]
羅 결혼·출산 1억 보조금 공약 두고 ‘설전’
‘문재인 보유국’·강남 재건축 놓고도 기싸움
“본선 경쟁 염두…‘큰 나무 때리기’ 전략”
朴-羅, 가상 양자대결선 엎치락 뒤치락 ‘박빙’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말 그대로 설전(舌戰)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사이의 신경전이 뜨겁다. ‘문재인 보유국’에서부터 강남 재개발·재건축, 결혼·출산 1억 보조금 공약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칼과 방패가 매섭게 맞부딪친다.

두 후보는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1위 후보다. 당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본선을 염두에 둔 견제도 빠뜨릴 순 없다. 여야 후보들간 공방이 얽히고설키는 가운데서도 둘 사이의 기싸움이 한층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4월 보궐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향후 서로를 향한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장관은 8일 CBS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의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금융지원 공약’에 대해 “시에서 돈을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결혼, 출산 문제는 ‘행복’이라는 기본 가치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결혼이나 출산을 돈과 연결시키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고도 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이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결혼하면 4500만원, 출산하면 4500만원을 지원하고, 여기에 대출이자를 3년간 100% 대납해 ‘내집 마련의 꿈’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박 전 장관은 “결혼이나 출산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그 도시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 근거, 아무 이유 없이 국가가 돈을 마구 퍼주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전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박 전 장관을 향해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나”며 “현실을 부정해선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주거 불안정이 비혼과 저출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며 동시에 직접적”이라며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 레토릭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들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겠나”며 “자고 일어나면 몇 천만 원씩 집값이 올라있는 걸 보며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박탈감을 외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라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과 나 전 의원 사이의 공방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달 24일 박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 축하메시지를 올리며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다!!!”라고 쓰자, 나 전 의원은 “국민은 더는 ‘문재인 보유국’을 자랑스러워 않는다”고 맞받았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박 전 장관이 KBS라디오에 출연해 “1980년대식 아파트를 더 이상 지속하기는 힘들다”며 강남 재건축, 재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나 전 의원이 “민주당 출신 시장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 않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응수키도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설전이 사실상 본선 경쟁을 염두에 둔 ‘큰 나무 때리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등 후보를 때리면 자신의 체급을 올려 같이 1등을 두고 겨루는 라이벌이 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지지율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자신의 무게감도 높이고 여론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장관과 나 전 의원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상태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18세 이상 서울시민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에 43.1% 대 36.1%로 앞섰다.(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46%포인트)

또,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4~6일 진행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장관이 40.8%, 나 전 의원이 41.8%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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