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5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정 후보자를 거듭 압박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실패로 규정한 야당은 당시 정 후보자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점을 들어 이번 인사가 부적절하다고 맹공을 가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설계한 대북정책 핵심 책임자로 미북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의 막후 주역 역할을 했다"며 "(외교부 장관 임명을)기대하는 시각이 있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실패한 대북정책의 핵심 책임자며, 성과 없는 정상회담 막후 주역이며, 실체 없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 2018년 3월 방북 직후 미국을 차례로 방문해 북미 1차 정상회담을 중재한 데 대해 "당시 정 후보자가 미북 정상회담을 브리핑했다"며 "그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의지가 있고,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한미의 일상적 훈련은 이해하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 보면 이행된 게 없다"고 질타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사는 아직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실험은 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공식적 입장은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데 강한 반대를 하지만, 저는 물론이고 대통령에게 '일상적 군사훈련은 이해한다'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2017년 11월 말에 ICBM을 발사한 후 전략적 도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점을 거론한 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아무런 성과 없는 실패라고 생각한다"며 "실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책임자로 이 자리에서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압박했다 정 후보자는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은 공감할 수 없다"며 "지난 3년간 우리가 대북정책 뿐 아니라 방위력 개선에도 노력해 현재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중 정상의 전화통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정 후보자는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을 놓고는 "북미 양측에 다 책임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는 "김 위원장이 우리 정상과 약속한 것은 지킬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석기 의원은 "정 후보자는 문 정부의 실패한 외교 정책에 대한 총괄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후보자가 다시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고 본다"고 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정 후보자의)말은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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