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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오시면 1000만원 지급" 美재택근무시대 인구유치전
미 오클라호마주 털사 등 전입 독려
"털사로 이사 오면 1만달러 지급"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자 사람들이 접종센터로 전환된 미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주차장에서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팬데믹 확산에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이들을 유치하려는 중소 도시들이 늘고 있다.[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중소 도시들과 주정부들이 인구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대도시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하면서 대도시에 밀렸던 중소 도시들이 도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 경제잡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여러 중소 도시와 주정부들이 현금 지급 프로그램을 앞세워 외지인들의 전입을 독려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주 2대 도시 털사, 미시시피 강변의 유서 깊은 마을 나체스가 속한 미시시피주 애덤스 카운티 등이 마케팅에 나섰고, 아칸소주와 버몬트주 등도 가세하고 있다.

털사시는 지난해 개시한 '털사 리모트 프로그램'(Tulsa Remote Program)을 통해 타 도시의 재택근무자들이 거주지를 옮겨올 경우 이주비 명목으로 현금 1만달러(약 1100만원)를 지급한다. 또 도심에 책상과 인터넷 서비스 등을 갖춘 공동 사무실도 이미 조성해 놓은 상태다. 단 지원자는 이미 고용된 상태여야 하고, 최소 1년간 털사에 살아야 한다.

포브스는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 100개국에서 지금까지 1만여명이 신청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WGN방송은 "일리노이주에서만 약 1000명이 지원했고, 이미 40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털사로 이주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주민 바비 레이스는 "처음에는 꿈 같은 소리라 생각했는데 문득 '시도나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대도시를 떠나 조금 더 천천히 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신청 동기를 설명했다.

'털사 리모트 프로그램' 운영책임자 그랜트 범가너는 "털사는 미국 10대 오페라단과 함께 수준급 발레단과 박물관,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면서 "게다가 주거비 부담이 적고 결속력 강한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47번째 큰 도시인 털사의 지명은 원주민 크리크족 언어로 '올드 타운'을 뜻한다. 털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인구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프로그램 운영기금은 '조지 카이저 가족 재단'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 사이트 '링크트인'(LinkedIn)의 수석 책임자 앤드루 필립스는 이런 류의 도시 마케팅이 기대 이상의 결실을 볼 수도 있다며 "입소문과 도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미국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이 원격 근무로 전환되며 대규모 거주지 이동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우체국(USP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거주지를 옮긴 사람은 최소 1590만 명 이상이고, 특히 대도시 탈출 현상이 두드러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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