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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저들 시위 비용까지 보상하겠습니다” 어느 게임사의 반성 [IT선빵!]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타이니팜'의 유저들이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 후 오류와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지난 2일 트럭시위에 나섰다. 이에 회사 측은 시위비용을 보전하고 이후 대처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 소통에 나서 게임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 타이니팜 공식카페 캡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트럭시위는 저희 불찰로 벌어진 일이니, 이에 대한 비용은 게임유저분들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컴투스 사업본부장, 지난 4일 유저들과의 간담회 중)

게임유저들이 게임사의 정책이나 소통 부재를 문제 삼아 회사로 전광판 트럭을 보내는, 이른바 ‘트럭시위’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 ‘타이니팜’을 서비스하는 컴투스의 선례가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 후 데이터 손실로 지탄을 받았지만 대응 과정에서 진정성을 보인 뒤에는 넥슨(마비노기), 엔씨소프트(프로야구H2) 등 다른 게임유저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최근 게임 타이니팜 업데이트 오류와 관련한 유저들과의 간담회를 전날 개최했다.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와 관련한 오류에 대해 직접 유저들에게 해명하고 향후 대응계획을 안내하는 자리였다.

타이니팜은 지난 2011년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으로, 아기자기한 동물 캐릭터 수집과 육성, 농장관리 등의 재미 요소로 인기를 얻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2000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공식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만 9만명을 웃돈다.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타이니팜’ 게임 화면. [컴투스 캡처]

문제는 지난달 28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발생했다. 예고했던 서비스 중단시간을 훨씬 넘겨 이튿날 새벽 간신히 새로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업데이트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을 넘어 많은 오류를 일으켰다. 업데이트가 완료되고 게임에 새로 접속하니 지어놓았던 건물이 사라지고, 게임상 재화가 사라졌으며, 캐릭터에 지급해야 할 경험치가 누락되는 등 다수 오류가 발견했다. 유저들의 문의가 빗발쳤지만 회사 측은 오류를 수정하는 것에만 집중한 탓에 유저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안내는 일절 하지 않았다.

결국 유저들은 지난 2일 트럭시위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당일 저녁 ‘우리는 소통을 원합니다. 우리는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원합니다. 우리는 책임질 줄 아는 책임자를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트럭 사진이 공식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컴투스는 3일 유저들에게 게임상 보상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튿날인 4일 유저들과의 간담회까지 진행했다.

유저들은 간담회에서 보인 회사 측의 진정성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유저가 공유한 글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사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급하게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오류에 대한 안내가 늦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최종적으로 정상화가 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유실된 데이터의 복구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했다.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은 부분은 유저들이 트럭시위를 벌이기 위해 십시일반 모았던 비용을 회사 측이 보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회사 측 임원은 “이번 사태는 저희의 불찰로 발생한 것이니 저희가 비용을 돌려드리는 것이 맞다. 사태 해결을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마련하고 유저분들의 요구를 들어드리겠다”며 트럭 운행 중지를 부탁했다. 이에 유저 측은 회사 측이 보상하겠다는 비용을 ‘컴투스’가 아닌 ‘타이니팜 유저 일동’으로 기부하는 조건을 내걸고, 그 영수증을 카페에 인증하는 조건으로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한 게임 본사 앞 트럭시위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캡처]

게임유저들이 트럭시위를 통해 회사 측에 불만을 표출한 사례는 컴투스뿐만 아니다. 시작은 넷마블이었다. 연초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페이트 그랜드 오더(페그오)’에 접속할 때마다 게임머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이벤트는 나흘 만에 일방적으로 중단됐다. 분노로 들끓은 이용자들은 지난달 11일부터 약 3주간 넷마블 트럭을 세우고 항의메시지를 띄웠다. 넷마블 외에도 그라비티가 운영하는 ‘라그나로크 모바일’, 넥슨의 ‘마비노기’,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H2’가 트럭시위와 맞닥뜨리고 있다.

게임유저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타이니팜 부럽다’ ‘타이니팜 쪽은 간담회 대성공했네’ ‘옳게 된 (타이니팜) 트럭시위 엔딩’ 등의 글이 게재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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