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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2년반 남은 김명수, ‘정치권 의식·거짓말 논란’에 리더십 흔들
임성근 면담 녹취록 공개 이후 파장 일파만파 번져
사법개혁 적임자로 ‘파격 발탁’ 됐지만 이후 행보 미흡 평가
이번 사건 계기로 리더십 더 추락, 판사들 실망감 표출
일각서 ‘金 탄핵’ 도 주장…현실화 가능성은 없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김명수(62·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면담 자리에서 정치권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꺼낸데다가 당시 상황을 둘러싼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법원 내에서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5일 대법원에 따르면 2017년 9월 취임한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2023년 9월까지다. 지난해 9월 임기 반환점을 돌았고 앞으로 남은 임기는 31개월이다.

김 대법원장의 지난 임기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법원 내에서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지명돼 16대 대법원장 자리에 올랐다. 전임인 양승태(73·2기) 전 대법원장에서 사법연수원 기수를 13기 건너뛴 ‘파격 발탁’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다음 날 재직 중이던 강원도 춘천에서 서울 대법원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후보 지명 당시 김 대법원장은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이라며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 행보를 두고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법원 안팎의 평가가 많았다. 법원이 ‘사법농단’ 사건으로 수사받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물론, 기대를 모았던 사법개혁도 진전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어떤 생각으로 사법개혁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판사들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2년 7개월이 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 당사자로 사상 첫 법관 탄핵심판을 받게 된 임 부장판사 탄핵 문제와는 별개로,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면담 당시 발언에 실망한 판사들이 당혹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법원의 다른 판사는 “원래도 신망을 잃었지만 판사들의 신망을 더 잃을 것”이라며 착잡함을 표현했다. 법원 내에선 임 부장판사가 당시 면담 상황을 녹음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러한 행동이 김 대법원장에 대한 신뢰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한 전직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정치적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했는데, 대법원장을 떠나 법관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 공개 이후 확산된 논란에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김 대법원장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다만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 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를 떠나 탄핵소추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제외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탄핵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가 있어야 하고,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날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는 102석이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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