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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동부구치소, 의사 1명이 확진자 130명 관리 ‘인권 사각지대’
1월 이후 코로나 진료상담 의사 5명, 간호사 9명
지난 1월 8일 최대 676명까지 수용되기도
생활치료센터 권장 인력 수 대비 적은 의료진
“대규모 감염 막기 위해 의료 인력 확충해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의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10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인권 사각지대’로 비난받던 서울동부구치소에 실제로 의사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집단 감염 당시 의사 1명당 130여명의 확진 환자를 담당했는데, 이는 권장 인원보다 4배나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교정 시설 의료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법무부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동부구치소에 수용된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위한 의료진 수는 의사 5명, 간호사 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치소는 수용 확진자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하자, 12월 말부터 코로나19 전담 진료 의료진 수를 소폭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자별 추이를 살펴보면 ▷의사 3명, 간호사 3명(12월 21일~12월 25일)▷의사 5명, 간호사 5명(12월 26일)▷의사 5명, 간호사 6명(12월27일~1월3일) ▷의사 5명, 간호사 9명(1월4일~1월20일) 수준이다.

이 의사와 간호사들은 진료를 보면서도, 3일 마다 진행된 구치소 내 코로나 전수검사에 투입됐다. 전수검사에 투입된 의료인(1월 이후 기준)은 의사 8명, 간호사 16명이다.

동부구치소 확진자(수용자 기준) 중 타 기관이나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고, 해당 구치소 내에 일시 수용돼 머물러 있던 인원은 지난해 12월 21일 184명이었는데, 같은달 31일 401명으로 늘었다. 올해 1월 4일에는 610명이 수용됐고, 나흘 뒤인 8일에는 676명이 수용돼 정점을 찍은 뒤, 13일에는 622명이 구치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평균 수용자 수가 642명이다. 1월 14일이 돼서야 확진자 수는 400명대로 감소했다.

1월 4~13일까지, 의사 1명당 확진자 130여명, 간호사 1명당 확진자 70여명을 맡아 관리했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의료진 수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비춰봤을 때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제시하는 ‘생활치료센터 권장 의료 인력(환자 모니터링·지원) 수 가이드라인’을 보면, ▷센터 입소자 100명 미만(의사 3~5명, 간호사 5~7명 권장) ▷입소자 100~200명(의사 5~7명, 간호사 7~9명 권장) ▷입소자 200~300명(의사 7~11명, 간호사 9~18명 권장) 이라고 적혀 있다. 단순 계산으로, 의사 1명당 입소자 약 27명, 간호사 1명당 입소자 약 16명을 맡으라고 제시돼 있는 것이다. 동부구치소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권장 인원(약 27명)의 약 4배를 웃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 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호흡기 내과 전문 인력이 투입됐다면 양호한 부분도 있지만, 단순 숫자로만 봤을 때는 의료진 수가 환자에 비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는 폐렴 등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선 열·맥박·산소포화도 등을 잴 수 있는 최소 인력은 갖춰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2명이라도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다른 환자를 대응하는 데 힘이 부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대규모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교정 시설 내 공공 의료 인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동부구치소 안에 수용된 일자별 확진자 수 추이. 동부구치소 확진자 중 타 기관이나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을 제외한 수이다. [자료=법무부]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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