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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촉법소년, N번방 ‘낯익은 괴물들’외

▶낯익은 괴물들(김종광 외 지음, 폭스코너)=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촉법소년, 성착취, 인공지능을 테마로한 소설집. 생생한 입말로 세태의 민낯을 그려낸 소설가 김종광의 단편 ‘시골악귀’를 비롯, 주원규의 ‘천국의 낮’, 김이설의 ‘테임’ 등 작가 9인의 9편의 단편을 담았다. ‘촉법소년’ 테마에선 가족과 이웃에게 도둑질과 폭행, 강간을 거리낌없이 저지르는 소년의 악행을 서늘하게 그린 ‘시골악귀’, 어린 소녀의 악의로 약국 문을 닫게 된 엄마를 보며 열다섯 살 시절 폭력적 경험을 회상하는 딸의 이야기인 서유미의 ‘열다섯 살이 지난 뒤에도’등을 통해 가까운 악의 실체와 후유증을 보여준다.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끔찍한 참상이 드러난 성착취 문제를 다룬 소설 가운데, 주원규의 ‘천국의 낮’은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성 착취의 참혹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그려내 충격적이다. 김은의 ‘톱’은 할머니의 임종자리에서 그 죽음에 얽힌 진실이 은폐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논쟁적인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테마집으로, 사회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 독버섯처럼 번지는 범죄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다층적으로 읽히는 소설들은 충격적 반전을 품고 있어 재미와 함께 긴 여운을 남긴다.

▶겨울이 지나간 세계(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부키)=‘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삶에 대한 따뜻하고 깊은 시선을 보여주는 역작. 대기업 임원으로 정년 퇴직을 맞은 예순다섯 살의 다케와키는 송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뇌출혈로 지하철에서 쓰러진다. 의식을 잃은 채 집중치료실에 사흘동안 누워 있던 다케와키는 별안간 포근하고 따뜻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깨어난다. 그 때 ‘마담 네즈’라는 정체불명의 여인이 찾아온다.둘은 신주쿠의 고급레스토랑에서그가 좋아하는 고급요리를 함께 즐기는데,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꿰뚫는 여인에 의문을 품으며 다케와키는 자신의 고도경제 성장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살았던 인생을 반추한다. 기묘한 체험을 마치고 돌아온 다케와키는 죽마고우 도오투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다케와키에게 그만 가족에게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으라며 울먹인다. 다케와키는 자신도 잊은 과거를 떠올린다.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부모에게 버려졌다. 다시 살아난다면 가족에게 고백할까? 망설이는 순간, 그는 어느새 젊은 몸으로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는 바닷가에 서 있다. 환상여행을 통해 인생의 찬란함과 질곡을 작가 특유의 담채화로 그려냈다.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모리 타헤리 포어 지음,이수경 옮김, 인플루엔셜)=흔히 논리적이고 공격적인 태도가 협상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 강한 척 하려는 경향이 있다. 협상전문 컨설턴트이자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협상학 교수인 모리 타헤리포어에 따르면, 상대방을 강한 척 세게 밀어붙여 제압하려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가면을 쓰는 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원래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공격적이고 강한 사람으로 보이려 애쓰다 보면 판단력과 주의력을 잃게 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우선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제대로 알고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협상의 핵심이다. 상대방과 비즈니스를 하는데, 나는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아는 게 왜 중요할까? 자신의 상처를 자각하고 그것과 씨름하면서 자신이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공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협상은 바로 상대방의 관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서 시작된다. 내성적인 사람도 훌륭한 협상가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만이 아닌 삶의 모든 순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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