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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쥴팟 아이스 팝니다”…‘바티칸’ 잡혀도 SNS 마약거래 기승
바티칸처럼 SNS 활개…비대면 노린 사기거래까지
인터넷 마약사범 검거 급증…다크웹사범, 전년比 9배
인터넷·다크웹 친숙한 10대·20대 마약 거래 늘어
경찰, 인터넷사범 적극대응…다크웹 전문 수사팀 운영
텔레그램,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마약 판매를 광고하는 마약상과 이를 악용한 사기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3년 전보다 2배 많은 인터넷·다크웹 마약사범을 잡아들이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이 국내 최대 마약 조직의 국내 총책인 ‘바티칸 킹덤’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제2·제3의 바티칸이 활개를 치고 있다. 경찰은 바티칸처럼 인터넷·다크웹을 통한 마약 거래에 10·20대가 빠질 위험이 높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4일 헤럴드경제가 텔레그램, 트위터 등 SNS를 살펴본 결과, ‘아이스(필로폰)’, ‘떨·고기(대마초)’, ‘캔디·몰리(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하면서 구매자를 유인하는 판매 계정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중에는 바티칸 관련 조직을 수사 중인 경찰도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한 형태의 필로폰을 판매한다는 채널도 있었다. 해당 판매자는 “쥴팟으로 쓸 수 있다”며 전자담배에 연결해 흡연하는 방식의 필로폰을 광고하고 있었다.

이들 판매자는 후기 사진, 대화 등을 보여주며 사기가 아니라고 안심시키고 구매 방식을 안내했다. 가상화폐를 입금하면 마약을 숨긴 장소를 알려주는 ‘던지기’ 방식이었다. 해외 총책 ‘전세계’의 지시를 받아 텔레그램으로 국내에 마약을 유통시킨 바티칸이 이용한 수법과 동일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악용한 마약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며 “서로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보내고 던지기로 받기 때문에 사기 거래까지 많이 일어난다. 마약류를 구입하려고 돈을 보내기만 해도 처벌받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제공]

바티칸 방식의 SNS 마약 거래가 급증하면서 경찰도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2017년 8895명에서 ▷2018년 7905명 ▷2019년 1만411명 ▷2020년 1만2209명으로 급증했다.

인터넷(다크웹 포함) 마약사범 검거는 2017년 1100명에서 2020년 2608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 사범은 2017년 141명에서 2019년 82명으로 줄었다가 2020년에 748명으로 폭증했다. 1년 새 9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다크웹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젊은층의 마약 거래가 크게 늘었다. 10대 마약사범 검거는 2017년 69명에서 2020년 241명으로, 20대는 1478명에서 3211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은 온라인 마약 거래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다크웹을 통한 마약 유통이 늘어나면서 다크웹 전담 수사팀을 만들어서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인플루언서 황하나(33)씨도 바티칸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서는 황씨 지인들도 텔레그램 마약상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로, 경찰의 추가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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