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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팬 귀에 착…“뭉침·왜곡없는 음질 좋지만, 시끄러운 곳 통화 피해야…”
70만원짜리 ‘에어팟 맥스’ 써보니
완전무선헤드폰…사전예약 1분만에 매진
대중교통 이용 중에도 한결같은 음질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 압도적

“72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헤드폰!…에어팟 맥스, 돈 값 할까?”

지난달 15일, 애플의 첫 완전무선헤드폰 에어팟 맥스(Airpods Max)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가격은 무려 71만9000원. 경쟁모델로 언급되는 소니의 프리미엄 완전무선헤드폰과 비교해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사전예약 개시 1분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동이 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에어팟 맥스는 과연 ‘돈 값’을 할까? 기자가 최근 사용해본 에어팟 맥스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풍부한 사운드, 스마트 기기에 적합한 사용성 등이 돋보이는 ‘애플 팬’을 위한 헤드폰이었다.

에어팟 맥스의 구성품은 단출하다. 기내용 충전단자나 음향기기 연결 코드 등이 들어있는 경쟁모델과 달리 ▷제품 ▷휴대용 케이스 ▷충전 코드로 구성돼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음악 감상보다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좀 더 치우친 제품에 가깝다.

제품 디자인도 기존 프리미엄 완전무선헤드폰과 상당히 차별화돼 있다. 이어컵은 동그래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 형태의 이어컵은 굳이 애플을 의미하는 ‘사과 로고’가 없어도 애플 제품이라는 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특히 무광택으로 마감한 알루미늄 이어피스는 개인적 취향이 작용하겠지만, 기자 입장에선 상당히 세련돼 보였다.

다만 사소한 마찰에도 금방 눈에 띄는 흠집이 생기는 점은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72만원짜리 헤드폰에 스크래치가 생길 때마다 기자의 마음에도 스크래치가 나는 기분이었다.

에어팟 맥스의 중량은 384g. 가볍지 않은 무게지만, 일단 머리에 써보면 예상 밖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이어컵과 이어컵을 연결하는 ‘텔레스코프 암’ 상단의 캐노피가 탄성이 좋은 메시 니트 소재로 제작돼, 적절히 무게를 분산시켜준다.

텔레스코프 암이 일정한 길이로 구간을 나눠 헤드밴드와 이어컵의 길이를 조절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제품을 접거나 구부릴 수 없다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기자의 경우 커다란 백팩 대신 노트북 한 대가 딱 들어갈 정도의 작은 핸드백을 선호하는 터라, 어쩔 수 없이 별도의 파우치로 에어팟 맥스를 감싼 뒤 가방 문을 열어둔 채 들고 다녀야만 했다.

디자인이 전부라면 굳이 70만원이 넘는 에어팟 맥스를 살 이유는 없을 것이다. 기능 면에서 에어팟 맥스의 오디오는 수준급이었다. 사용자마다 선호하는 밸런스가 다르겠지만, 기자의 경우엔 저음역대든, 고음역대든 악기 하나 하나의 소리가 뭉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게 무척 만족스러웠다. 어느 상황에서도 왜곡 없이 들리는 음질도 합격점이었다. 볼륨이 높든, 낮든, 방 안에서 듣든,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중에도 한결같은 음질로 소리를 전달했다.

특히 공간 음향이 일품이었다. 에어팟 맥스와 종종 비교되는 경쟁 모델의 경우, 기자의 귀엔 공간 음향이 약간 플랫하게 느껴졌는데, 에어팟 맥스는 공간이 확실히 분할되면서 드라마틱하게 꽂혔다. 빅밴드의 재즈 사운드와 드럼의 독주가 일품인 영화 ‘위플래쉬’를 감상하는 내내 음악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에어팟 맥스의 가장 큰 장점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다. 기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완전무선이어폰과 완전무선헤드폰 가운데선 단연 압도적이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작동하면 10에 달하는 소리를 단숨에 2~3으로 줄여준다. 고요한 집 안에서 패딩을 입고 벗을 때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전달되는 정도다.

외부 소리 듣기 모드로 전환하면, 어떠한 기계음이나 노이즈 없이 외부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노이즈 캔슬링보다 더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다만 시끄러운 외부에서 통화할 땐 아쉬움이 남았다. 착용자 입장에선 듣거나 말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상대방 쪽에선 다소 목소리가 묻혀 들렸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제품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따로 있다. 72만원이란 가격 장벽이다. 어지간한 중저가 스마트폰 한 대 가격에, 프리미엄 완전무선헤드폰 두 개를 살 수 있을만한 가격이다. 헤드폰에 투자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한 수준이다.

기자의 판단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이다. 상대적으로 애플 사용자가 아니라면 굳이 해당 제품을 이용할 이유는 적어 보인다. 공간 음향 등 일부 중요한 기능을 100%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은 왓챠, 멜론 등 일부 앱에서만 100% 성능을 활용할 수 있단 점도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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