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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KGB 첩보에 이용(?)…80년대 포섭 주장 책 美서 출간 파장
KGB 전직 요원 진술 토대로 저술…"신빙성 떨어진다" 반론도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구소련 첩보국인 KGB로부터 1980년대에 포섭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종의 '첩보 자산'으로 소련과 러시아에 의해 40년간 활용됐다는 주장에 미 정치권에 적잖은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언론인 겸 작가인 크레이그 웅거는 최근에 펴낸 저서 '아메리칸 콤프로마트'(American Kompromat)에서 80년대에 트럼프 포섭 작전에 가담했다는 전직 KGB 요원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KGB가 트럼프를 오랜 기간 배후조종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낮은 지적 능력과 매우 강한 허영심, 미국에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는 점에 주목한 KGB가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소련과 이후 러시아에 유리하게끔 활용해왔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책 제목의 '콤프로마트'는 약점이 될만한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이 책의 부제는 'KGB는 어떻게 트럼프를 키웠나 - 섹스, 탐욕, 권력, 배반의 이야기들'이다.

1980년대 KGB 요원으로 미국 워싱턴DC에서 활동했다는 유리 슈베츠(67)는 책에서 "이 친구(트럼프)는 복잡한 인간이 아니다. 그의 가장 중요한 성격은 지적 능력이 낮고 매우 부풀려진 자만이 결합한 것으로, 이런 점이 그를 숙달된 요원에게 꿈의 표적이 되게 했다"고 증언했다.

슈베츠는 당시 미국에서 소련 타스통신의 특파원 신분으로 위장해 활동하며 트럼프 포섭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그를 인터뷰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트럼프가 KGB의 망에 처음 포착된 것은 1977년 일이다.

당시 트럼프는 체코 출신 모델인 이바나 젤니코바(이바나 트럼프)과 첫 결혼을 했는데, 이때 체코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들어왔다.

당시 동유럽을 사실상 지배했던 소련의 KGB는 이때 트럼프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고서 본격적으로 포섭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KGB에서 일종의 '스카우터' 역할을 하던 요원이 투입돼 트럼프 측과 사업 거래를 트면서 친분을 쌓기 시작했고, 트럼프 부부는 이런저런 인연으로 1980년대 말에 잇따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다.

이때부터 KGB의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고 슈베츠는 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기였던 이때 트럼프는 공화당으로 대권 도전을 타진하기 시작한다.

특히 트럼프가 한번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신문에 의견 광고를 실어 미국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참여를 비판하고 동맹국 일본이 미국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는데, 당시에는 드문 주장으로 트럼프에 접촉하는 KGB 요원들이 그에게 늘 하던 얘기였다고 한다.

트럼프가 이 의견광고를 게재하고서 며칠 뒤에 슈베츠는 KGB 고위 당국자로부터 새 '첩보 자산'(트럼프 지칭)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치하하는 전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슈베츠의 증언을 토대로 책을 낸 웅거는 KGB는 트럼프가 처음부터 미국의 대통령이 되리라고 본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는 여러 면에서 KGB의 완벽한 '표적'이었다면서 그가 정말 대통령이 될 줄은 KGB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28년을 첩보요원으로 근무한 존 시퍼는 29일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웅거의 두 취재원인 슈베츠와 올레그 칼루진이 KGB의 유능한 요원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들은 80년대 말에 러시아를 떠났고 트럼프의 러시아 접촉선과 직접 알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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