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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긴 장마·태풍 4개 강타…인명·재산피해 3배나 많았다
기상청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
따뜻했던 겨울 대설 인명피해 ‘0’

지난해 장마가 가장 길었던 만큼 태풍과 호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등도 최근 10년 평균보다 3배나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따뜻한 겨울로 폭설·한파로 인한 피해는 적었다.

29일 기상청에서 발표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태풍과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46명, 재산피해 1조2585억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피해의 3배에 달했다. 8월 집중호우로 30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 12명이 실종됐으며 5971명이 이재민이 발생했다.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70여 채가 침수 피해도 입었다.

산사태 피해도 1976년 이후 역대 3번째로 컸다. 긴 정체전선에 따른 극한 강우로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지난해 6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231㏊, 태풍 영향으로 남해와 동해 지역에 112㏊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하나의 태풍으로 정전 피해를 입은 가구 수도 갱신됐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약 29만5000호에 정전이 발생했다. 지난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정전을 경험한 약 16만 가구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한 마이삭으로 고리원전 부지 내 6기 원전이 일부 정지됐다 복구됐다.

지난해 중부지방과 제주도에서는 장마철이 각각 54일과 49일로 역대 가장 길었던 영향이다. 태풍도 우리나라에 4개가 영향을 줬다. 특히 지난해 8월 하순 이후 태풍 제8호 ‘바비’부터 태풍 3개가 연속으로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필리핀해상이 평년보다 1도 이상 해수면 온도가 높아 태풍 강도에 영향을 주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동해상에서 세력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태풍 길목에 자주 위치했다.

반면 따뜻했던 겨울 탓에 추위로 인한 피해는 적었다. 지난해 대설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는 모두 없었다. 한파로 인한 사망자는 2명으로 지난 5년 평균 10.6명이 사망한 데 비해 81.2% 감소했다. 한랭질환자는 303명이었는데 지난 5년 평균 한랭질환자 452.4명에 비해 34% 감소했다.

해충 월동란이 폐사하지 않아 여름철 대벌레나 매미나방 등 혐오성 곤충이 많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매미나방으로 전국 10개 시도에서 6183㏊가 붉게 변색되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해 1월은 기상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영향이다. 2020년 1월 전국 최고·평균·최저기온 모두 평년보다 높아 모두 1973년 이후 1위를 차지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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