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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이어 이언주…출마도 사퇴도 ‘조건부’?[정치쫌!]
이언주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 안되면 후보 사퇴”
전날 ‘중대결심’ 예고하고 연락 두절…사퇴설 등 무성
오세훈 ‘조건부 출마’ 연상…“안철수 입당 안하면 출마”
평가 엇갈려…“의지의 표현” vs “가덕도 이슈 독차지”
“정치적 이해득실로 행보 결정, 잘 되기 어렵다” 지적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또다시 ‘조건부’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대국민 발표를 해달라”고도 했다. ‘조건부 사퇴’다.

자연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떠오른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합당하지 않으면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충족된 오 전 시장은 예상 수순대로 출마를 선택했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 불똥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사이의 ‘후궁’ 논란으로 옮겨 붙어 정치권이 시끄러운 와중이다. 이 와중에 재등판한 ‘조건부’에 당 안팎에서는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 전 의원이 ‘조건부 사퇴’를 내놓는 과정도 다사다난했다. 전날 저녁 9시경, 국민의힘 출입기자들은 일순 긴장했다. 이 전 의원이 28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 결심’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캠프와도 연락을 두절한 채 장고에 들어갔으며, 캠프에서도 기자회견 내용을 알지 못했다.

사퇴설, 탈당설, 경쟁 후보 의혹 폭로설 등이 무성했다. 28일은 오후에 부산 벡스코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이 비전 발표회가 열리는 날이다. 발표를 앞두고 서울에서 긴급 회견을 여는 만큼,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합당하지 않으면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조건부 출마 선언을 내놨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28일 오전 10시5분, 국회 소통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의원은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중앙당과 지도부가 부산 가덕 신공항 건설을 당 차원에서 반대해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그렇게 해서 시장이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선거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눈물도 흘렸다.

실제로 부산 판세는 요동치는 상태다. 당초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보궐승리를 자신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디비졌다(뒤집혔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밀어붙이며 거센 공세를 퍼붓는데, 정작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곧바로 부산지역에서 당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의 ‘조건부 사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평가와 ‘자기 정치에 여념 없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당 입장과 별개로 부산시장에 나서기 위해 가덕도 문제만큼은 앞장서야 한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침묵에 들어갔다가, 다시 당을 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지를 확고히 하려는 정치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가덕도 문제는 부산 발전에 중요한 공약인데 여당은 찬성, 야당은 반대하는 형국으로 가면 악영향을 미치니 지도부와 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했다.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심사를 위한 예비후보 비전 발표회에서 박형준(오른쪽부터), 전성하, 이언주, 박민식, 이진복, 박성훈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황당했다”며 “가덕도 이슈를 혼자 가져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미 당 지도부가 내달 1일 부산을 찾기로 했고, 이 자리에서 ‘가덕신공항 찬성’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팽배한 상황에서 굳이 지도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필요가 있냐는 비판이다. 이날 부산에서 비전 발표를 준비 중이던 경쟁 후보들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서 연이어 나온 ‘조건부 정치’에 장 소장은 “정치인이 계산을 하는 순간 큰 정치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적인 이해득실로 행보를 결정하는 정치인은 잘되기 어렵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보일 수도 있고, 자신의 결정과 행보에 자신감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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