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놓고 ‘후궁’으로 빗댄 데 대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조 의원이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과보다는 변명·핑계가 더 많다”는 평도 나온다.

조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고 의원에게도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는 다만 “저의 비판 글 가운데 비유적 표현이 본래 취지와 달리 모욕이나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되고, 정치적 논쟁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저도 여성 의원으로, 여야를 떠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비유적 표현이 여성 비하의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자체가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을 중심으로 조 의원의 이같은 입장문을 놓고 “본질을 비껴가는 글”이라는 말이 나왔다. “자신의 뜻을 잘못 받아들였다고 정치권과 언론 탓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조 의원의 글에서는 본인이 잘못했다는 표현이 없다. “정치적 논란이 된 점”에 대해서만 “안타깝다, 가슴아프다, 송구하다”고 했다.

여권에선 조 의원의 이번 입장문을 온전히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쓴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앞서 고 의원은 전날 조 의원을 모욕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조 의원은 국민 세금을 받는 제1야당 국회의원으로 그냥 참고 넘기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라며 “민형사 모두를 검토한다”고 했다.

같은 날 민주당은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정춘생 민주당 공보국장은 페이스북에서 “여성 국회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다니,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근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과도한 표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고 의원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조 의원은 전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충돌도 빚었다. 조 의원은 판결 뒤 ‘후궁’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부분은 페이스북에 썼고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장면을 한 기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그는 “구경 오셨어요? 이거 지워”라며 기자의 휴대전화를 뺏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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