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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정부, 中엔 ‘신중’·러엔 ‘강경’
“중국과의 관계 전략적 인내”
동맹과의 협력 바탕 접근법
‘나발니 석방’ 압박 이어가…
中·러 대응법 미묘한 차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집권 초부터 경쟁 대상인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대해선 동맹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반면, 러시아를 향해선 보다 강경한 태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비판에 나서는 등 양국을 대하는 태도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 중국 대응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우리의 접근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서 출발한다”고 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전략적 인내의 의미에 대해 “동맹과 협의하고 민주·공화당과 협의한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관계를 어떻게 진전시켜 나가야 할지 살펴보고 평가하기 위한 부처 간 (논의)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은 많은 전선에서 중국의 경제적 월권을 중단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고, 그렇게 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동맹·파트너와의 협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5월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앞서 이날부터 열린 온라인 어젠다 사전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념적 편견과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다자주의와 상호 존중으로 나아가자고 요청한 것에 백악관이 곧장 선을 그은 것이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대중국 강경 대응을 천명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백악관이 확인한 것이지만, 정면충돌 등 직접적인 대응 대신 압박하며 기다리는 것을 의미하는 ‘전략적 인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는 사뭇 다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제재 등을 통한 동맹과의 압박으로 북한을 옥죄며 기다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일컫는 비공식 용어다. 하지만, 전략적 인내가 북한의 핵능력 강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고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은 전략적 인내란 용어로부터 거리를 뒀다.

신중한 접근을 시사한 중국과는 달리 러시아를 향해 바이든 행정부는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평가되는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후 곧바로 수감된 사실을 직접 언급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된 미 연방기관 대규모 해킹 사건과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살해하기 위해 무장세력에게 포상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말하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사키 대변인도 같은 날 러시아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에겐 시점과 방식을 택해 대응할 모든 권한이 있고 나는 테이블에서 선택지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지자 이를 지지했고, 러시아는 즉각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법은 러시아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단절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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