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익표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남성중심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가 원인”이라며 “정치권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우리 모두 자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소연 민주당 원내 부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위로와 존중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며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이 스스로가 때로는 동료들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일들을 마주하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이 부대표는 “장 의원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당당히 피해 사실을 밝히고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과 가해자다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큰 질문 던졌다”며 “이번 사건은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고 존엄하게 대하는데 실패하는 순간 가해자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성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남성중심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가 원인”이라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피해자가 회복에 집중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우리 모두 자성과 성찰 필요하다”며 “우리 중 누구도 성찰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끊임없는 반성적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사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의당의 입장대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지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4ᆞ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이 모두 성추행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거에 나선 야권은 일제히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전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피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민주당보다는 낫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논평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며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한편, 이 부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인정한 인권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한 물음에 “개인적으로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인정된 범위 등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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